
경제타임스 고은정기자 | 국내 근로·사업소득자의 소득 계층 이동성이 전년 대비 하락하며 '계층 사다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소득 분위가 하향 이동하는 비율이 상향 이동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어 사회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소득이동성 34.1%, 전년比 0.8%p 하락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3년 소득이동통계』 에 따르면, 근로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15세 이상 개인을 대상으로 전년 대비 소득분위 변화를 비교한 결과, 소득분위가 이동한 사람의 비율인 소득이동성은 34.1%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 중 상향 이동자는 17.3%, 하향 이동자는 16.8%로 상향 이동이 소폭 우세했다. 그러나 전체 이동률이 감소한 가운데, 하향 이동(-0.5%p 감소)이 상향 이동(-0.3%p 감소)보다 더 크게 줄어들며 역동성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득이동성은 개인의 노력에 따른 사회 이동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하지만, 소득의 불안정성을 의미할 수도 있어 단순히 높다고 해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 중장년·노년층, 하향 이동이 상향 이동 앞질러
연령대별 소득 이동성은 청년층(15~39세)이 40.4%로 가장 높았으며, 중장년층(40~64세) 31.5%, 노년층(65세 이상) 25.0%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 하향 이동이 상향 이동을 앞지르는 양상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은퇴, 경력 단절, 사업 부진 등과 맞물려 이들 연령대에서 소득 안정성이 취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별로는 여성의 이동성이 35.2로 남성(33.3%)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상향 이동 비율(18.1%)이 남성(16.6%)보다 높았으며, 전년 대비로도 여성의 상향 이동만 유일하게 0.2%포인트 증가했다.
■ 저소득층 탈출률 감소, 고소득층 유지율 견고
소득 분위별로는 하위 20%(1분위)의 상향 탈출률이 29.9%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해 저소득층이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는 문이 좁아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상위 20%(5분위)의 소득 유지율은 85.9%로 소폭(0.1%p) 하락했으나 여전히 매우 견고한 수준을 유지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소득 1분위에 계속 머문 사람은 전체의 27.8%에 달했으며, 5분위에 계속 머문 사람은 59.3%에 달해 소득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와 고령화 심화 등의 영향으로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노년층의 하향 이동이 두드러지는 만큼 사회·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