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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3 (화)

[초점] SK하이닉스 19조 베팅, 청주를 'AI 聖地'로

7만평 부지에 첨단 패키징 팹 건설…내년말 완공 목표
HBM 패키징 거점 확보로 'AI 반도체 초격차' 굳히기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굳히기 위해 다시 한번 대규모 투자의 포문을 열었다. 충북 청주에 총 19조원을 투입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 급증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 19조원의 승부수, 왜 '패키징'인가?

 

SK하이닉스는 1월13일,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7만 평 부지에 첨단 패키징 팹인 ‘P&T7(Post-processing & Test 7)’을 신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 역량 강화에 있다.

 

패키징 팹(packaging fab)은 반도체 웨이퍼 공정이 끝난 칩을 실제 제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칩 절단, 적층, 배선 연결, 보호·봉지 공정 등을 수행하는 전문 생산시설이다. 최근에는 AI 시대의 도래로 단순 조립을 넘어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칩렛(Chiplet), 2.5D·3D 적층 패키징 등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하고 이를 미세한 전극으로 연결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다. 기존 메모리 대비 대역폭은 크게 높이고 전력 소모는 낮춘 구조로,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서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GPU·AI 가속기와의 근접 배치를 전제로 한 첨단 패키징 기술과 결합되며 반도체 성능 경쟁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칩렛(Chiplet)은 하나의 대형 반도체 칩을 여러 개의 소형 기능별 칩으로 분리해 설계·제조한 뒤, 이를 패키징 단계에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반도체 설계 방식이다. 공정별로 최적화된 칩을 조합할 수 있어 수율 개선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고성능 연산·AI·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첨단 패키징 기술과 결합되며 반도체 성능 확장과 개발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솔루션이다.

 

2.5D·3D 적층 패키징은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수평 또는 수직으로 집적해 칩 간 데이터 이동 거리와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이다. 2.5D 패키징은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로직 칩과 메모리를 나란히 배치해 고속 신호 연결을 구현하는 방식이며, 3D 패키징은 칩을 수직으로 쌓아 관통전극(TSV, Through-Silicon Via) 등으로 직접 연결함으로써 집적도와 성능을 극대화한다. 이들 기술은 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서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으며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대안이다.

 

P&T7은 HBM 제조의 '마지막 퍼즐'이자 핵심 공정인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전담하게 된다. 패키징 팹은 시스템 반도체와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전략 시설로서, 반도체 공급망 내 중요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제어·신호처리 등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비(非)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 AP(Application Processor), 차량용 반도체, 통신칩, 전력반도체 등 산업 전반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메모리와 달리 설계 경쟁력이 성능과 부가가치를 좌우하며, 맞춤형 설계와 공정 기술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시스템 반도체로,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 NPU(Neural Processing Unit), AI 가속기 등이 대표적이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기술과 결합돼 AI·데이터센터·자율주행 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생산 최적화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며 “공급망 효율성과 미래 경쟁력을 모두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 M15X와의 유기적 결합…‘청주 메모리 클러스터’ 완성

 

이번 투자가 반도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핵심 동력은 단순히 설비가 늘어나는 차원을 넘어, 기존 생산 라인과의 ‘공정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점에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 테크노폴리스 부지에 약 20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D램 생산 기지인 ‘M15X(Memory Fab 15 Extension)’를 건설 중이다. 지난해 10월 이미 핵심 설비 가동의 전제 조건인 클린룸 구축을 마쳤으며, 현재는 최첨단 노광 장비 등을 순차적으로 반입하며 양산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막바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신설되는 P&T7(첨단 패키징 및 테스트 팹)이 M15X와 지근거리에 배치되면서 SK하이닉스는 강력한 ‘원라인(One-Line) 솔루션’을 확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리는 ‘전(前)공정’과 완성된 칩을 자르고 쌓아 제품화하는 ‘후(後)공정’으로 나뉘는데, 기존에는 이 두 공정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운송 비용과 시간 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청주에 M15X와 P&T7이 나란히 들어서게 되면, 전(前)공정을 마친 웨이퍼가 즉시 인접한 패키징 팹으로 이동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으로 완성되는 ‘원스톱 생산 체계’가 완성된다.

 

이러한 물리적 거취의 통합은 단순히 물류비 절감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 리드타임(발주부터 출하까지 소요 시간)의 획기적 단축 △실시간 공정 모니터링을 통한 수율(양품 비율) 향상 △긴급 수요에 대한 유연한 대응력 등 전방위적인 공정 효율 극대화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HBM처럼 적층 기술이 핵심인 AI 메모리 시장에서는 전공정과 후공정의 유기적인 연계가 곧 품질 경쟁력"이라며, "SK하이닉스는 청주 클러스터를 통해 타사 대비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성장률 33%"…폭발하는 HBM 시장 선점 전략

 

프랑스 리옹에 본사를 둔 국제 시장조사 및 전략 컨설팅 회사 욜그룹(Yole Group)에 따르면, HBM 시장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3%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사활을 걸면서 고부가 메모리에 대한 주문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공세적 투자는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정부의 지역 균형 성장 정책에 부응하는 동시에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P&T7은 올해 4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내년(2025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가동이 시작되면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HBM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들이 더 높은 성능의 HBM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패키징 기술력은 곧 수주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19조원이라는 유례없는 투자는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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