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2025년 대한민국 지역경제는 반도체와 미래 산업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의 부진이 겹치며 지역별로 극명한 명암을 드러냈다. 수출이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지역 주력 산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하며 주춤했다. 자동차와 트레일러, 금속가공제품 등의 생산 감소가 뼈아팠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수출은 메모리 반도체와 선박 등의 선전에 힘입어 8.3% 증가하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렸다.
■ 광공업 ‘생산 절벽’ vs 서비스업 ‘지표 개선’
지역별 생산 지표를 뜯어보면 산업 구조에 따른 차이가 확연하다. 충북(11.1%)과 인천(5.1%)은 반도체·전자부품과 의약품 등의 생산 호조에 힘입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기장비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세종(-9.2%)과 자동차 생산이 줄어든 서울(-7.2%), 부산(-7.1%) 등 12개 시도는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생산 현장의 온기가 식었음을 보여줬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 지역 평균 2.6% 증가하며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인천(6.4%)과 세종(6.1%)은 정보통신 및 예술·스포츠·여가 분야의 활기로 상승세를 탔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은 제주(-3.2%)와 경남(-0.9%) 등은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 ‘반도체의 힘’ 수출 8.3% 급증… 제주는 87% ‘폭발적 성장’
수출 시장은 지역경제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었다. 전국적으로 8.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제주는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와 부품 수출이 폭발하며 전년 대비 87.2%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다. 광주(33.4%)와 충북(26.4%) 역시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호조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이 부진했던 울산(-5.3%)과 부산(-5.3%)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 고용률 62.7% 최고조… 물가는 전 지역 2%대 ‘안정권’
고용 시장은 양적으로는 견조했다. 4분기 전국 고용률은 62.7%로 전년 대비 0.1%p 소폭 상승했다. 특히 경남(2.2%p)과 광주(1.7%p)는 고용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세종(-1.9%p)과 인천(-1.1%p) 등 일부 지역은 고용 한파를 겪으며 지역 간 격차를 노출했다.
소비자물가는 전국 평균 2.4% 상승하며 안정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세종(2.7%)과 전북(2.6%) 등은 외식 서비스 가격 상승으로 다소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으나, 대전과 서울, 제주는 2.2%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 ‘반도체 훈풍’이 지역 전반으로 확산될지가 관건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5년 지역경제는 수출(3.6%)과 서비스업 생산(1.9%)이 성장을 이끌었지만, 광공업 생산(1.6%)과 소매판매(0.5%)의 회복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특히 건설수주가 4분기 들어 전국적으로 2.0% 감소하며 향후 지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의존한 수출 성장은 지역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전통 제조업의 체질 개선과 지역 내수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맞춤형 지역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