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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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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래 칼럼] 대기업이 스타트업 정신을 갖는다면

대기업 20년 버리고 사막에 선 창업가, 야생에서 발견한 진짜 '생존 방정식' 벼랑 끝에서 버텨낸 SK하이닉스의 독기…대기업도 '악바리 정신' 장착해야

장승래 칼럼니스트 | 대기업에서 20여 년을 일한 뒤 스타트업을 창업한 나에게, 회사라는 울타리도 브랜드라는 보호막도 없이 오롯이 ‘나’라는 이름으로 시장과 맞서는 일은 마치 사막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은 두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싸움이 해볼 만하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훨씬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넉넉한 자금도, 풍부한 인재도, 충분한 시간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죽기 살기로 버티는 간절함, 그리고 무엇보다 고객을 향한 집요함이 스타트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다. 창업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첫 상용 앱 "디버"를 만들어냈다. 함께 대기업을 나와 창업한 동료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가 여전히 대기업에 있었다면 이런 속도가 가능했을까?” 아마 기획서 결재 단계에서만 수개월이 흘렀을 것이다. 예산을 조율하는 데에도, 관련 부서와 협의하는 데에도 또 수개월이 걸렸을지 모른다. 어쩌면 출시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박철수 칼럼] AI 시대, 물류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

‘물심동류(物心同流)’가 말하는 SCM의 미래

경제타임스 박철수 칼럼니스트 | 최근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산업혁명의 압축판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생성형 AI를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단순한 업무 자동화 수준을 넘어 산업의 구조와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생산과 유통, 소비와 고객 응대,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이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거대해질수록 오히려 더 본질적인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좋은 서비스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의 역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필자가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하며 오랫동안 마음속에 새겨온 표현이 있다. 바로 “물심동류(物心同流)”다. 물건과 마음이 함께 흐른다는 뜻이다. 물류(物流)와 SCM(Supply Chain Management)의 본질을 이보다 더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표현을 아직 보지 못했다. 물류는 흔히 물건을 이동시키는 기능적 산업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물류의 본질은 훨씬 깊다. 고객은 단지 상품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기업의 책임감과 배려, 신뢰와 태도를 함께 경험한다. 같은 상품이라

[온인주 칼럼] 로봇이 K-POP 댄스…韓 고부가가치는?

가수 안 가도 월드투어… 안무 데이터가 자산 베일 벗은 로봇 파크… 기술 안정성·수익성 과제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로봇이 K-POP에 맞춰 춤을 췄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더 오래 남은 질문은 따로 있었다. "앞으로 로봇 시대에 한국은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 최근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조성된 ‘갤럭시 로봇 파크’를 다녀오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봇의 움직임 자체보다 그 무대 뒤에 놓인 산업적 구도였다. ▲ 갤럭시 로봇 파크에서 로봇들이 K-POP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로봇 기술이 단순 전시를 넘어 공연 콘텐츠와 결합하며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갤럭시코프 제공 글로벌 로봇 산업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피겨AI(Figure AI), 테슬라 옵티머스(Optimus) 등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제조 기반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하드웨어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도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산업용·물류용·서비스용 로봇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로봇은 이제 ‘언젠가의 미래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과 소비 공간으로 들어오는 산업 자산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은

[안후중 칼럼] 호르무즈에서 울린 한 발의 폭발음

트럼프의 ‘단정 외교’와 한국의 ‘확인 외교’ 사실 관계 규명 없이 동맹의 결단을 강요받는 시대

안후중 칼럼니스트 | 호르무즈(Hormuz)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던 우리 화물선의 좌현 기관실에서 한 발의 폭발음이 울렸다. 한국 시간 5월4일 저녁8시40분, HMM이 운용하는 다목적 운반선 ‘나무(NAMU)’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24명의 선원은 모두 무사했지만, 이 폭발음의 진짜 의미는 선체 손상 그 이상이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렸다. “이란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발포했다”고, 그리고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적었다. 우리 외교부가 사실관계 확인을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해상사고가 아니다. 사실관계가 확정되기 전에 가해자와 처방이 동시에 단정된 채 동맹국으로부터 결단을 요구받는 새로운 외교 문법, 그 문법이 한반도까지 도달했다는 점이 본질이다. ■ 첫 번째 질문 — 사실은 누가 정하는가 외교는 사실 위에 서 있는 건축물이다. 사실관계가 확정돼야 책임소재가 정해지고, 책임이 정해져야 대응이 결정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 한 줄이 외교

[안후중 칼럼] 파월의 잔류, 무너지는 '중앙은행 신화'

지금 美 연준의 자화상, 34년 만의 분열이 우리에게 묻는 것 한·미 금리차 1.25%p, 환율 1,500원 시대를 어떻게 버틸 것인가

안후중 칼럼니스트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떠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26년 4월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한 직후의 일이다. 표결은 8대 4. 공식 반대 4명은 1992년 10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 보는 풍경이다. 숫자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함의는 무겁다. 미국 중앙은행이 '합의의 시대'를 마감하고 '분열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번 분열은 단순한 매파-비둘기파 구도가 아니다.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홀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그가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성 향상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졌다는 논리를 펼치는 동안, 베스 해먹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준 총재는 정반대 방향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동결에는 동의하나 성명서의 '완화적 기조(easing bias)' 문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 회의에서 정반대 방향의 반대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는 사실, 그것이 지금 연준의 자화상이다. 파월 의장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한마디를 남겼다. "에너지 가격

[윤철순 칼럼] 울산항, '화물항' 넘어 '국가전략플랫폼'

북극항로 특별법 시대 개막... 친환경 연료·AI 물류·에너지 안보 결합 기후위기가 바꾼 새 해양질서... 울산항, 동북아 전략 거점 도전장

윤철순 칼럼니스트 | 기후위기가 세계 해양 질서를 흔들고 있다. 얼어붙어 있던 북극 바다가 열리기 시작하면서 국제 물류와 에너지 전략의 판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한국도 마침내 이 변화에 국가 차원의 첫 발을 내디뎠다. 국회는 5월7일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북극항로를 단순 해운 노선이 아닌 조선·에너지·항만·물류·극지기술 산업과 연결된 국가 전략산업으로 공식 규정한 첫 입법이다. 사실상 ‘한국형 북극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울산에서는 울산항만공사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북극항로 시대, 울산항 탄소중립 에너지 물류허브 구축 전략’ 포럼이 열렸다. 시점 상 이번 특별법 통과 후 가장 먼저 현실 전략을 제시한 현장 논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최근 글로벌 해상 물류망은 홍해 사태와 호르무즈 리스크, 파나마 운하 가뭄까지 겹치며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북극항로에 다시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북극항로의 의미는 단순한 거리 단축에 있지 않다. 친환경 연료 공급 능력과 극지 대응 기술, 에너지 저장 역량까지 요구되는 새로운 전략 공간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향후 항만

[장승래 칼럼] AI 시대의 역설...'레거시'가 이긴다

기술보다 무서운 인문학적 사유, '레거시의 역습'이 시작된다 도메인 지식에 AI 얹어야 혁신, 준비된 세대의 무서운 반격

장승래 칼럼니스트 |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던져졌을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은 이를 반신반의했다. 그저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낸 신조어일 뿐이라고 여긴 사람도 적지 않았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또 한 번의 거대한 혁명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었다. 이미 3차 산업혁명의 결실인 스마트폰은 우리의 손안에 들어와 일상과 관계, 소비와 소통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사람들은 그 이상 무엇이 더 달라질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친 뒤, 그 긴 터널의 끝에서 우리 앞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AI 였다. 그리고 우리는 비로소 깨달았다. 4차 산업혁명은 선언이 아니라 현실이었고, 우리는 이미 그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을. 더구나 이번 혁명은 과거와는 결이 다르다. 이전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노동을 보조하고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 초점이 있었다면, AI 혁명은 인간의 고유한 역할마저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금 세상에는 불안의 언어가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