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국경제가 3분기(7~9월) 들어 내수 회복과 설비투자 반등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10월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1.2% 성장하며, 지난해 1분기(1.2%)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는 2분기 성장률(0.7%)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로, 한국은행이 5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1.1% 성장 전망을 소폭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1.7%로, 시장 예상치(1.5%)를 웃돌았다.
■ 민간소비·설비투자 회복…‘내수의 부활’이 주도
3분기 성장세의 핵심은 내수 회복이었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3% 증가하며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자동차·통신기기 등 내구재 소비와 음식점·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함께 늘며, 소비 회복세가 ‘물건+서비스’ 전방위로 확산됐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공공행정비 증가에 힘입어 1.2% 증가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1.2%) 중 민간 부문이 0.8%포인트(p), 정부 부문이 0.4%p를 각각 기여했다.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최고치, 정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최고치였다.
■ 건설투자 6분기째 감소지만…감소폭 ‘확연히 축소’
경기 둔화를 끌어내리던 건설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감소 폭은 확연히 줄었다. 3분기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부문 부진 속에 0.1%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1.2%)와 1분기(-3.1%)에 비하면 감소 폭이 크게 완화됐다. 한은은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로 전환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 흐름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2.4% 증가하며 3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로써 투자 부문이 수출과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에 동참한 모양새다.
■ 수출·제조업도 버팀목…‘반도체-자동차’ 견조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중심으로 1.5% 증가하며, 전분기(4.5%)보다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수입 역시 기계·장비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1.3%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며 1.2% 증가했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1.3%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5.6% 증가하며 에너지 수요 확대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재배업 부진으로 4.8% 감소, 건설업은 건물건설 부진에도 토목 건설 확대로 전분기 수준 유지에 그쳤다.
■ 국민소득은 완만…3분기 실질 GDI, GDP 성장률 밑돌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교역조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7% 증가에 머물러 GDP 성장률(1.2%)을 하회했다. 이는 수출단가 상승률이 수입단가 상승률보다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 성장의 양(量)은 개선됐지만, 국민소득의 질(質) 측면에서는 교역환경 개선이 더딘 회복 국면임을 보여준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경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개선이 두드러졌고, 정부지출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며 “건설투자 부진이 다소 완화된 점도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장세를 ‘완만하지만 확실한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고착과 건설경기 부진, 중동 리스크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이 향후 4분기 경제 흐름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