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고은정 기자 | 삼성전자가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14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0월 2일 기준으로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내 제시한 삼성전자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9조71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5% 늘어난 수준이며, 한 달 전 전망치인 8조7945억 원보다도 9168억 원이나 불어난 규모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 기대감이 커지면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그간 부진했다. 지난해 8월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고, 같은 해 11월 14일 장중 4만9900원까지 떨어져 '5만 전자' 자리마저 내줬다. 당시 고점(8만8800원) 대비 43.8% 넘게 주가가 폭락했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 그리고 미국 기술주 강세가 맞물리면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9월 들어서만 삼성전자 주가는 27.9% 급등했다. 지난달 18일 장중 8만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장중 한때 9만 원 고지를 밟은 뒤 8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6% 높인 12만 원으로 상향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4분기 매출액은 82조4000억 원(전년 동기 대비 4%↑),영업이익은 10조5000억 원(전년 동기 대비 약 15%↑)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용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적층 제품 인증으로 HBM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HBM 매출이 증가하면서 경쟁사와의 이익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10조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파운드리, HBM 관련 우려가 완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예상보다 빠른 범용 메모리 시장 회복으로 전방위적인 수혜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 역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 원을 유지하며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추세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3년간 HBM 중심의 투자로 범용 D램의 신규 생산 능력 확대가 제한적인 상태에서 서버 D램 교체 수요가 겹쳐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2026년 엔비디아 HBM4 공급 다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