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8.1% 상승했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6% 하락하긴 했으나 3,445.24로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3,400대 종가를 기록했다. 아직 7거래일 남아 있긴 하지만 월 8%대 상승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6월(13.9% 상승)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전고점을 뚫은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증시를 견인해 온 주도주 사이에선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투 톱’의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서만 150조 원 가깝게 증가한 반면 상반기 주가를 이끌었던 조선이나 원전주는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이달 상승 국면에서 업종마다 온도 차가 분명했다. 가장 뜨거웠던 업종은 반도체였다.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두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각각 14.4%, 31.2%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 시총은 78조8082억 원(우선주 포함), SK하이닉스 시총은 70조6162억 원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주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도 이달 들어 20% 넘게 상승했다.
반면 올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증시 주도주로 떠오른 조선, 원자력, 금융주 등은 이달 랠리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와 미국과의 ‘마스가(MASGA)’ 협력 기대감으로 힘을 받았던 조선주는 이달 들어선 HD현대중공업(―3.3%), 한화오션(―4.0%) 등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 전력 수요 확대로 기대가 커진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들어 2% 상승했지만, 코스피 상승 폭(8.1%)에 미치지 못했고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 배당 분리과세 확대 등으로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는 상승하긴 했으나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실제로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둘째 주에는 각 9.9%, 16.3%나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셋째 주에는 ―2.4%, ―0.2% 하락했다. 반도체가 2주 연속 강세를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 증시 소외된 자동차·배터리 ...실적 악화 겹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총 100대 기업(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전망 기업 83곳) 중 64곳(77.1%)의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를 포함한 조선, 방산, 원자력 등 증시 주도 업종들이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까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자동차, 배터리 등은 증시 상승 국면에서 소외된 데다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한 상태다. 미국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2.7%)와 기아(―4.0%)는 이달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뒷걸음쳤는데, 영업이익도 각각 지난해 3분기 대비 24%,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0.7%), 삼성SDI(―1.9%) 등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