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독보적 1위 사업자인 쿠팡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연중 최대 대목인 12월 매출마저 역성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성수기 12월에 매출이 꺾였다"...지표가 증명한 ‘소비자 외면’
1월15일 국회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카드 3사(KB국민·신한·하나)의 결제 내역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11월20일을 기점으로 쿠팡의 매출 지표가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치로 보면 타격은 더욱 선명하다. 유출 사태 이전(11월 1일~19일) 약 787억원에 달하던 카드 3사의 일평균 결제 금액은 사태 이후(11월 20일~12월 31일) 731억원으로 7.11% 급감했다. 결제 건수 역시 하루 평균 253만건에서 235만건으로 약 7.07% 줄어들며 이용자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끊겼음을 증명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12월의 역설’이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파티, 선물 수요가 몰려 11월보다 매출이 크게 오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쿠팡의 12월 일평균 결제 금액은 729억 원으로 오히려 11월 대비 5.16% 감소했다. 연말 특수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와 불안감에 묻혀버린 셈이다.
■ 하루 56억씩 증발…고정비 부담에 경영 타격 불가피
단순히 매출이 줄어든 것에 그치지 않는다. 카드 3사에서만 하루 평균 약 56억 원의 매출이 사라졌다는 점은 쿠팡의 경영 구조에 상당한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거대한 물류센터와 전국 단위의 로켓배송 망을 유지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인건비와 물류 유지비 등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이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구조인데, 지금처럼 유의미한 수준의 결제액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2024년 4분기, 전년 대비 21%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성장 가속도’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 "오만한 대응이 화 불렀다"...제도적 압박 거세질 듯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기술적 결함을 넘어 쿠팡의 ‘위기 관리 능력’과 ‘기업 윤리’에 대한 심판이라고 분석한다. 차규근 의원은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 소홀과 오만한 대응이 결국 소비자의 집단적 외면을 불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적 장치 마련에 속도를 낼 태세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다수의 피해자가 효율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기업의 고의적 과실이나 관리 소홀이 입증될 경우 실제 피해액 이상의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차 의원은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를 '비용'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소비자들 "'로켓'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쿠팡은 그간 '압도적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이번 데이터는 편의성이 신뢰를 담보하지 못할 때 소비자는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 동력인 '와우 멤버십' 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을 계기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체리 피킹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진정성있는 사과와 보안 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없이는 '脫팡'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