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3분기에도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 여파로 가계·기업 대출 이자 수익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증시 회복세와 비은행 계열사(보험·증권·캐피탈 등)의 실적 호조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이자 장세’의 수혜가 금융지주별로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신한금융, 순이익 4조4,609억 ‘지주사 중 1위’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4조4,60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조441억 원) 대비 10.3% 증가한 수치다.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 확대와 증시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가 실적을 이끌었다. 3분기 단독 당기순이익은 1조4,235억 원으로,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WM)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수익 확대가 안정적인 실적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 하나금융, 3분기 순익 1조1,324억… 누적 3조4,334억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7~9월) 당기순이익 1조1,324억 원, 누적 순이익은 3조4,3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은행 중심의 대출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수익성을 높였다. 비은행 부문인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그룹 전체 이익 체력을 끌어올렸다.
■ 우리금융, 보험 자회사 효과로 순익 2조7,964억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1~9월 누적 순이익 2조7,96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단독 순이익만 1조2,4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전분기 대비 33% 급증했다. 핵심은 보험사 인수 효과다. 우리금융은 보험 자회사를 신규 편입하면서 비이자이익이 4.6% 늘었고, 은행 부문에서도 순영업수익이 8조1,734억 원(+2.6%)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그룹 관계자는 “은행·비은행 간 균형 성장을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 KB금융, 10월30일 실적 발표 앞두고 ‘10조 클럽’ 진입 유력
KB금융지주는 10월30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KB국민은행)의 실적이 그룹 전체 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올해 들어 예대마진 개선과 건전성 관리 강화로 3분기 누적 순이익 3조 원 안팎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손보 등 비은행 계열사도 실적 방어에 성공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1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자 장세’ 지속 vs. 연착륙 과제
4대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이자이익 중심의 안정적 수익구조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이 결합된 결과다. 그러나 내년 금리 인하 국면이 본격화되면 순이자마진 축소와 가계대출 둔화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이익의 질(質)’을 높이는 구조 전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은행권이 AI·디지털금융, 해외사업 확대 등 비이자 수익 중심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