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8℃맑음
  • 강릉 7.8℃구름많음
  • 서울 4.9℃박무
  • 대전 3.3℃박무
  • 대구 6.5℃연무
  • 울산 8.5℃연무
  • 광주 5.7℃박무
  • 부산 11.3℃맑음
  • 고창 2.3℃흐림
  • 제주 8.8℃구름많음
  • 강화 4.1℃구름많음
  • 보은 1.9℃맑음
  • 금산 0.3℃흐림
  • 강진군 6.3℃구름많음
  • 경주시 7.6℃구름많음
  • 거제 8.1℃맑음
기상청 제공

2026.03.16 (월)

美, 빌 게이츠 SMR 승인…K-원전 ‘900조 시장’ 선점

AI 전력난 해소할 ‘나트륨’ 혁신, 두산·SK·한수원 삼각편대 출격
40년 만의 빗장 풀린 美 원전…설계는 미국, 제작·운영은 한국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소형모듈원전(SMR) 상업화의 거대한 서막이 올랐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의 차세대 원자로 '나트륨(Natrium)'에 대해 전격적인 건설 허가를 내리면서다. 비경수로형 차세대 원자로로서는 4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결정으로 가장 웃음 짓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다. SK이노베이션, 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로 이어지는 'K-원전 삼각 편대'가 이 프로젝트의 심장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 40년 만의 빗장 풀린 미국…NRC, SMR 맞춤형 ‘특급 승인’

 

 지난 3월4일(현지시간), NRC는 와이오밍주 케머러 부지에 건설될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 건설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심사는 기존 대형 원전 위주의 규제 틀을 깨고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 모듈 원자로)에 최적화된 ‘위험 정보 기반(RIPB, Risk-Informed and Performance-Based)’ 체계를 처음 적용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심사 속도 또한 파격적이었다. 당초 27개월을 예상했으나 18개월 만에 마쳤다. 이는 미국 정계가 통과시킨 'ADVANCE 법안'의 정책적 지원과 테라파워의 기술적 완성도가 맞물린 결과다.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SMR 상업화는 이제 '설계'의 단계를 넘어 '실제 건설'이라는 본궤도에 진입했다.

 

ADVANCE 법안(Accelerating Deployment of Versatile, Advanced Nuclear for Clean Energy Act)은 미국 의회가 2024년 통과시킨 원자력 정책 법안으로, 차세대 원전과 SMR 등 첨단 원자력 기술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은 특히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인허가 체계를 개편해 원전 설계 인증과 건설 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해외 원전 수출과 연료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 왜 ‘나트륨’인가?…AI 시대의 ‘전력 소방수’

 

테라파워가 채택한 나트륨 냉각 고속로(SFR, Sodium-cooled Fast Reactor)는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사용한다. 물보다 끓는점이 훨씬 높은 나트륨의 특성상 대기압 상태에서도 운전이 가능해 안전성이 극대화된다. 전력이 끊겨도 자연적으로 열을 식히는 '피동형 안전' 기능은 SMR의 전매특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열광하는 지점은 '에너지 저장 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와의 결합이다. 나트륨 원전은 평소 345MW를 생산하다가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 500MW까지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출력 조절이 힘든 기존 대형 원전이나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한다. 메타(Meta), 구글, 아마존 등 AI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테라파워와 손을 잡는 결정적 이유다.

 

 

 

■ 두산에너빌리티, ‘SMR 파운드리’로 우뚝

 

설계가 승인되자 시선은 '누가 만드느냐'로 쏠린다. 전 세계 SMR 설계사는 수십 곳이지만, 이를 실제로 정밀하게 찍어낼 수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그 정점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두산은 이미 테라파워 원자로의 주기기 제작성 검토를 마치고 본제품 제작을 앞두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등 기존 협력사들의 속도가 더딘 사이, 실질적인 건설 허가를 받아낸 테라파워와의 협력이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전 세계 SMR을 독점 제작하는 '원전판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로 평가하고 있다.

 

■ SK·한수원의 ‘투자 선구안’…한미 원자력 동맹의 결실

 

이번 성과 뒤에는 한국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있었다. SK그룹은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테라파워의 2대 주주가 됐고, 최근 한수원까지 지분 투자에 합류하며 '민관 합동 동맹'을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가 아니다. 한수원의 50년 운영 노하우와 SK의 글로벌 네트워크, 두산의 제작 역량이 테라파워의 설계도와 결합해 'K-원전 생태계'를 미국 본토에 심는 전략이다. 2030년 와이오밍에서 첫 상업 가동이 시작될 때, 그 원자로 안에는 한국의 자본과 기술, 운영 시스템이 고스란히 녹아들게 된다.

 

■ 900조 SMR 시장, 한국이 ‘표준’이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SMR 누적 투자 규모가 최대 6,700억 달러(약 9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번 테라파워의 건설 허가는 한국이 이 거대 시장에서 단순한 하청업체가 아닌, '공동 주인'으로서 지분을 행사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AI 데이터 센터와 원전을 패키지로 짓는 새로운 솔루션, 그리고 한미 양국의 우라늄 연료 공급망 협력까지 더해지며 'K-SMR'의 영토는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설계는 미국이 했지만, 세상을 바꾸는 실체는 한국이 만든다는 공식이 현실화되고 있다.




같은 섹션 기사

더보기



영상

더보기

공시 By AI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