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전자가 자사 디지털 지갑 서비스 ‘삼성월렛(Samsung Wallet)’에 충전식 결제수단 ‘삼성월렛 머니(Money)’와 리워드 적립 프로그램 ‘삼성월렛 포인트(Point)’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결제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단순한 결제 편의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폰-결제-리워드가 연결된 통합 생태계 구축 전략을 가시화했다.
■ “실물 카드 없는 시대”… ‘삼성월렛 머니’, 모바일 결제의 핵심축
‘삼성월렛 머니’는 스마트폰만으로 충전·결제·송금이 가능한 충전형 디지털 머니 서비스다. 사용자는 기존 은행 계좌를 연결해 간편 충전이 가능하며, 우리은행 ATM을 통한 충전·출금 수수료가 무료다. 월 10회까지 계좌 이체도 수수료 없이 제공돼, 은행 수준의 금융 편의성을 지닌 ‘모바일 은행형 지갑’으로 기능한다.
삼성전자는 특히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 인프라 안정성을 확보했다. 우리은행이 시스템 운영을 위탁받아 관리하며, 보안·인증·자금 세탁 방지(AML) 등 금융 규제 수준의 관리 체계를 적용했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 결제 앱이 아닌, ‘준(準)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확장 포석으로 풀이된다.
■ 리워드 생태계 강화…‘삼성월렛 포인트’로 소비 락인(Lock-in) 유도
삼성전자는 ‘삼성월렛 포인트’를 통해 결제 시 자동 적립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포인트는 향후 결제나 기프티콘 구매 시 현금처럼 재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가 삼성월렛을 계속 활용할수록 혜택이 커지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이와 함께 새로 신설된 혜택 탭’에서는 △출석체크 △결제 스탬프 △광고 시청 등 참여형 포인트 적립 이벤트’가 운영된다. ‘선물하기’ 기능으로 커피 쿠폰, 편의점 상품권 등 모바일 상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6.5%의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는 기존 카드사 포인트율(0.1~1%)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소비자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경쟁사 비교: 애플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와의 차별점
삼성월렛의 이번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서비스 추가가 아닌, 국내 디지털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 재편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금융이 결합된 ‘삼성 생태계 통합 전략’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반면, 애플페이는 카드 중심, 네이버·카카오페이는 온라인 결제 중심이라는 점에서, 삼성월렛은 모바일 결제의 ‘생활화·통합화’에 초점을 맞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다.
■ 시장 전망: 결제에서 ‘데이터 금융’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서비스가 단순한 결제 확대를 넘어, 삼성의 ‘데이터 금융’ 진출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본다. 사용자 결제 패턴, 리워드 활용 데이터, 앱 내 소비 행동 등은 향후 AI 기반 개인화 금융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삼성페이’와 ‘삼성월렛’ 통합 전략을 추진해 왔으며, 장기적으로는 신용·투자·보험 등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이번 ‘머니·포인트’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판매 이후에도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자사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락인 전략’의 일환이다. 갤럭시폰 사용자는 이제 결제, 포인트, 쇼핑, 금융서비스까지 갤럭시 생태계 안에서 완결형 소비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
■ "10년의 신뢰, 이제는 금융으로 확장"
채원철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은 “삼성월렛 머니·포인트는 지난 10년간 삼성월렛을 사랑해 주신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더 편리하고 풍성한 리워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출시는 단순한 ‘결제 서비스’가 아니라, 삼성이 갤럭시 사용자 1억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생태계 확장 전략의 서막이라 할 수 있다. 애플페이와 빅테크가 주도하는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디바이스 기반 결제 혁신’으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