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10월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26.5% 급감하며 全산업 지표를 끌어내자, 시장에서는 그 원인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감이 수요 붕괴가 아닌 산업 전환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먼저 AI 서버 중심의 반도체 주문이 상반기에 집중된 뒤 10월 들어 '주문 공백(텀)'이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자연스럽게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는 AI 수요가 견조하지만, 월별·분기별로 변동성이 큰 특성상 일시적 생산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모리 업체들이 재고 부담과 가격 방어 전략을 고려해 생산을 미세하게 조절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고정거래가격 협상이 이어지면서 공급량 축소를 통한 가격 유지 전략이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10월 생산 급감의 핵심 원인으로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 전환 과정에서의 생산 공백이 가장 크게 지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4 등 차세대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개조·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공정 난도가 높은 탓에 기존 D램 라인에서 단기 생산 차질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스마트폰·PC 시장 회복이 더디고 중국 IT 수요가 약화된 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지표 발표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으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AI 버블 과열 우려”와 “실적 불확실성 확대”라는 시각이 단기 투심을 흔들었다.
그러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HBM 중심의 기술 전환이 본격화되고, AI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가격 상승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어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의 GPU·HBM 발주가 2025년부터 다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월 생산 급감은 전환기적 숨 고르기”라는 해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급감은 사이클 종료가 아니라 HBM 중심 구조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생산 압축에 가깝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10월 반도체 생산 급감은 한국 제조업 지표에 단기 충격을 줬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 흐름이 흔들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평가다. AI·HBM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한, 이번 조정은 중장기 투자 흐름 속의 일시적 변동성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