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 셀 / 이미지 출처: 스탠다드에너지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SK온과 SK이노베이션이 '화재 위험 낮은 배터리'로 불리는 바나듐이온배터리(VIB) 기술 확보에 나섰다. 전기차용 한국 배터리 수요 부진을 돌파하고 급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LFP(리튬·인산·철)에 이어 차세대 배터리까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불 안 나는 배터리"…SK온, 스탠다드에너지와 '맞손'
SK온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스탠다드에너지 본사(대전)에서 '이차전지 기술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월6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석희 SK온 사장,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단주기 ESS에 특화된 고안전성·고출력 VIB의 성능 고도화를 위한 기술 협력이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VIB는 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및 폭발 위험이 크게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SK온은 원소재 조달부터 소재 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역량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전해액 첨가제 기술을 통한 소재 성능 개선 및 정유 공정에서 회수한 바나듐을 활용한 원가 절감 방안을 연구할 방침이다.

▲이석희 SK온 사장(가운데)과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오른쪽),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왼쪽)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공: SK온
■ 데이터센터·산업용 '단주기 ESS' 정조준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최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급증하는 단주기 ESS(Short-Duration Energy Storage)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한다. 통상 4시간 미만으로 에너지를 저장·방전하는 단주기 ESS는 짧은 시간에 반복적인 고출력 운전이 필요해 안전성과 출력 성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가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는 반면, VIB는 물 기반 전해액 덕분에 발화 위험이 낮아 도심 내 건물이나 데이터센터 내부에 설치하기 유리하다. 실제로 스탠다드에너지의 VIB ESS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서울 도심에 설치되어 무사고 운영 기록을 입증한 바 있다.

▲ 스탠다드에너지가 대전 구암역에 설치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
■ 증권가 "안전성 우수하나 양산성 검증 필요…알루미늄박 밸류체인 주목"
증권가에서는 이번 기술 협력에 대해 기대와 신중론을 동시에 내놓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바나듐은 원자번호 23 번으로 5족 원소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이차(충방전 가능) 스윙(전자 1 개의 이동으로 충방전) 전지와 달리 레독스(산화, 환원) 커플을 활용한 플로우 배터리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바나듐 원소의 특징으로 인해 단주기 ESS 용 스윙전지로 원활한 작동이 가능한지, 우수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양산 과정에서 적정 수율 달성이 가능할지는 향후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투자 관점에서는 "당사도 장주기 ESS 시장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여전히 ESS 시장의 메인 타입이 LFP 인 만큼 투자 관점에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CATL의 소듐이온배터리, 바나듐 레독스 흐름 전지 등 신규 기술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혜가 예상되는 밸류체인은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리튬이온 전지를 제외한 차세대 배터리가 대부분 동박 대신 알루미늄박을 활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기업들도 점진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 스탠다드에너지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의 구조 / 출처: 스탠다드에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