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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금)

"1000원 미만은 퇴출"…동전주 덮치는 상폐 단두대

7월부터 관리종목 지정…시총 기준 300억원 상향 대책
반기 자본잠식 즉시 아웃…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신호탄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국내 자본시장의 ‘고질병’으로 불리던 부실 상장사 퇴출 작업이 본격적인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이른바 ‘자본시장 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증권가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1000원 미만 주가인 ‘동전주’에 대한 퇴출 기준이 신설됨에 따라,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거대한 구조조정의 파고가 덮칠 전망이다. 본지는 이번 상장폐지 제도 개편의 핵심 내용과 시장에 미칠 파장을 집중 분석했다.

 

■ ‘동전주’의 종말... 주가 1000원 미만은 ‘시장 교란물’ 규정

 

이번 대책의 핵심은 주가 자체가 상장 유지의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인 기업을 ‘시장 신뢰를 저해하고 주가 조작의 타겟이 되는 위험군’으로 정의했다.

 

  • ‘1000원’ 마지노선 신설: 7월부터 주가가 30 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후 90일 이내에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실질심사 없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 액면병합 ‘꼼수’ 차단: 과거 부실기업들이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풀리던 액면병합도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병합 후에도 기업 가치(시가총액)가 뒷받침되지 않아 주가가 다시 기준치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즉각 퇴출 타겟이 된다.

 

■ 시가총액·자본금 기준 상향... “덩치 값 못하면 나가라”

 

단순히 주가뿐만 아니라 기업의 규모와 재무 건전성 잣대도 엄격해진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유지 요건은 현재 150억원에서 내년 1월까지 300억원으로 두 배 상향된다.

 

  • 반기 자본잠식 ‘원스트라이크 아웃’: 기존에는 연말 결산 기준으로만 상장폐지 여부를 가렸으나, 이제는 반기 검토보고서에서 ‘자본잠식 50% 이상’ 혹은 ‘완전 자본잠식’이 확인되면 즉시 퇴출 심사에 착수한다.

  • 공시 의무 강화: 고의적인 공시 번복이나 지연으로 벌점 10점을 초과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격리된다. 이는 ‘공시를 통한 주가 부양’ 후 잠적하는 세력들을 겨냥한 조치다.

 

■ 개선기간 단축... “희망고문 끝낸다”

 

그동안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져도 이의신청과 개선기간 부여를 통해 2~3년씩 좀비처럼 연명하던 관행도 사라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대 1년 6개월까지 주어지던 개선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고, 이의신청 절차도 간소화해 퇴출 속도를 2배 이상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부실기업이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며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는 ‘머니게임’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숫자로 보는 상장폐지 요건 변화 (2026년 개편안 기준)>

구분 현행 (AS-IS) 개편 (TO-BE) 비고
주가요건 액면가 미달 시 권고 수준 30일 연속 1000원 미만 시 즉시 관리종목 신설 (동전주 퇴출)
시가총액 코스닥 150억원 300억원 (단계적 상향) 기업 가치 미달 기업 타겟
자본잠식 연말 결산 기준 적용 반기 검토보고서 기준 즉시 적용 퇴출 속도 가속화
공시벌점 연간 누적 15점 이상 연간 누적 10점 이상 불성실 공시 엄단
개선기간 최대 1년 6개월 (이의신청 포함) 최대 1년 이내 ‘시간 끌기’ 원천 차단

 

■ 업계 전문가... “진정한 밸류업의 시작” vs “소액주주 피해 우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필수 관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본시장연구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 나스닥(NASDAQ) 등 선진 시장은 주가가 일정 수준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고 후 즉각 퇴출하는 시스템을 통해 시장의 순결성을 유지한다”며 “한국 증시도 이제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하며, 부실기업 정리는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아픈 손가락'을 잘라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1000원 미만 혹은 시총 300억 미만에 해당하는 기업은 약 22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종목에 몰려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수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의도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퇴출 기준이 갑자기 강화되면 해당 종목들이 투매 현상을 보이며 ‘하한가 행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며 “선량한 투자자들이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예기간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투자 지형도가 바뀐다”

 

이번 금융위의 발표는 단순한 규제 강화를 넘어 국내 증시의 투자 패러다임을 바꿀 전환점이다. 이제는 단순히 ‘싸다’는 이유로 저가주에 몰리는 이른바 ‘동전주 로또’ 투자는 자산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투자자들은 보유 종목의 △최근 3개년 영업이익 적자 여부 △반기 자본잠식률 △시가총액 추이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특히 현금이 부족해 CB(전환사채) 발행에 의존하는 시총 500억 이하 소형주들은 이번 ‘상폐 단두대’의 1순위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위는 내년 6월까지를 집중관리기간으로 설정하고, 상장폐지 요건에 근접한 기업 리스트를 주기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고 ‘진짜’ 기업들만 남게 될 한국 증시의 내일이 기대와 우려 속에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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