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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0 (금)

[조전혁 칼럼] 이재명이 만든 ‘시장의 복수’, 그 칼날은 서민부터 겨눈다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오만이 불러온 부메랑
장기적 파국을 예고하는 ‘반시장적 개입’의 법칙

 

 


■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오만이 불러온 부메랑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부동산 시장을 향해 선전포고를 날렸다. 다주택자를 ‘망국적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라는 최후통통첩을 던지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협박했다. 계곡 정비하듯 행정력으로 시장을 제압할 수 있다는 그 오만한 확신은,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시장의 복수’라는 처참한 결과로 돌아오고 있다.

 

경제학에서 시장의 복수는 정교하고도 잔인하다. 정부가 반시장적인 규제로 가격 신호를 왜곡하고 거래의 숨통을 조일 때, 시장은 죽지 않고 반드시 변종을 만들어 저항한다. 문제는 이 복수의 화살이 정책을 입안한 권력자나 자산이 넉넉한 부유층이 아니라, 돈 없고 힘없고 빽 없는 서민과 청년들의 가슴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숙이 박힌다는 점이다. 비가 올 때 우비와 우산이 없는 이들이 폭우를 온몸으로 맞듯, 서민들은 시장이 가하는 복수를 피할 자산적 수단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 통계로 증명된 ‘전세 불장’의 참상

 

최근 발표된 통계들은 이 ‘시장의 복수’가 얼마나 흉포하게 진행 중인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51주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6,948만 원으로, 2년 전보다 무려 13.6%나 급등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범죄자 취급하며 매도를 압박하자, 시장은 ‘매물 잠김’과 ‘조세 전가’로 응수했다.

 

집주인들은 늘어난 세금 부담을 보증금에 얹어 세입자에게 떠넘겼고, 퇴로가 막힌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였다. 그 결과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훌쩍 상회하며 공급 가뭄이 심화되었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아파트는 전셋값이 한 달 새 3억 원이 뛰었고, 용산에서는 단 50일 만에 5억 원이 폭등하는 괴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이것이 이재명 정부가 호언장담하던 ‘부동산 정상화’의 실체인가?

 

■ 서울 엑소더스, 밀려나는 '주거 난민'들

 

더욱 비극적인 것은 이 복수의 전개 방식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강화해 서민들의 돈줄을 끊어놓았다. 정작 자산가들은 현금으로 ‘똘똘한 한 채’를 사들이며 자산을 불리는 동안, 보증금 증액분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은 정든 동네를 떠나 경기·인천 외곽으로 밀려나는 ‘서울 엑소더스’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 외곽인 도봉구(0.4%)와 노원구(0.39%)의 전셋값 상승률이 강남보다 매서운 이유는, 갈 곳 없는 서민들이 마지막 보루로 선택한 지역조차 시장의 복수 열기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치원생처럼 말을 못 알아듣는다”며 비판자들을 조롱하는 동안, 현장의 세입자들은 단톡방에서 “3억을 더 달라는데 어디로 가야 하느냐”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 장기적 파국을 예고하는 ‘反시장적 개입’의 법칙

 

경제 원리는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시장을 이기는 듯한 ‘착시’를 허용한다. 하지만 그 유효기간은 정권의 수명보다 훨씬 짧다. 시장은 학습한다. 이미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목격한 참여자들은 이재명 정부의 압박을 보며 매도 대신 ‘증여(전년 대비 71% 폭증)’로 대응하며 장기전에 돌입했다.

 

정부가 시장의 기능을 무시하고 억지로 가격을 누를 때, 자원은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않고 왜곡된다. 거래량이 실종된 상태에서의 일시적 호가 하락은 승리가 아니라 ‘동맥경화’일 뿐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공급 절벽과 자산 양극화라는 더 큰 괴물을 불러내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갉아먹는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라도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시장과 싸우려 들지 말고, 시장의 순리를 활용해 공급을 늘리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정공법으로 돌아와야 한다. 시장의 복수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 폭우 속에서 우산 없이 떨고 있는 국민의 비명은 이제 대통령의 SNS 확성기 소리보다 더 커지고 있다.

 

조전혁 前의원(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편집자주]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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