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흙탕물이 산골 마을을 덮쳤다. 주민들이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강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하천의 흐름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줄기가 하류로 밀려 내려왔다. 도로와 교량은 끊겼고, 삶의 터전은 순식간에 재난 현장으로 변했다. 2026년 8월 26일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돌발 홍수는 산악 지역 복합재난의 위험성을 다시 보여줬다. 현지에서는 고지대 빙하 붕괴로 인한 산사태와 빙하호 붕괴가 대규모 홍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변화가 과거와 다른 형태의 재난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재난의 직접적인 원인만이 아니다. 국가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위험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가." "그리고 그 위험 앞에서 피해를 줄일 준비가 되어 있었는가." 재난은 자연이 시작한다. 그러나 피해의 크기는 사회가 결정한다. ■ 원인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사회는 먼저 원인을 찾는다. 무엇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 밝혀야 같은 피해의 반복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원인 규명 이후에 있다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증시의 극단적인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반도체와 일부 초대형 IT 인프라 관련주를 제외하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다수 전통 산업 종목들의 기업가치는 반토막을 넘어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한 유동성 쏠림 현상으로 치부하지만, 그 본질은 훨씬 더 냉혹하다.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전 세계 산업 구조의 지각변동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과 도태될 기업 간의 '생존격차'가 증시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제조업 샌드위치와 1차 산업의 붕괴…전통적 육성책의 한계 그동안 역대 정부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전통 스타트업, 중소 제조업 육성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범용 제조업은 중국의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과 기술 추격, 신흥 개발도상국의 거센 도전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농림·어업 등 1차 산업은 이미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현장 유지가 불가능한 구조적 취약성에 직면했다. 노동집약적 제조업이나 전통적인 서비스업 모델로는 더 이상 미래 국가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경고음이 도처에서 울린다. 단순한 인력 충원이나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이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지만, 정작 화재와 재난 현장에서는 여전히 낡은 규제와 칸막이 행정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예산 배분, 데이터 연계, 기관 간 관할권 다툼 등 ‘행정적 지체’가 현장 대응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팽배한 가운데, 이를 정면으로 풀기 위한 학술·정책 싱크탱크가 닻을 올린다. 소방과 재난 분야의 행정 체계 및 거버넌스를 전문 연구하는 사단법인 한국소방재난행정학회(KRIFD·The Korean Research Institute of Fire and Disaster, 회장 박기관, krifd.or.kr)는 오는 9월18일 오후2시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청 다목적홀에서 ‘창립 발대식 및 제1회 학술세미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학회는 2024년11월 소방청의 공식 설립허가를 획득하고 같은 해 12월 사단법인 법인 등기를 완료했다. 이번 창립 행사의 대주제는 「소방·재난, 행정이 먼저 움직인다. AI로 더 신속하게, 더 정확하게」로 확정됐다. ■ 중앙-지방-소방-학계 첫 결집…'칸막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거의 3천 년 전의 이야기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오디세우스를 읽고,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며, 그가 던진 질문 앞에 다시 선다. 위대한 고전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다. 수천 년이 지나도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위대하다. 호메로스의 세계에는 용기와 지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승리 뒤의 오만이 있고, 욕망과 유혹이 있으며, 잘못된 판단이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다.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멈추는 일이 더 어렵고, 이기는 것보다 돌아오는 일이 더 어렵다는 인간의 오래된 진실도 담겨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며 오늘의 관객을 다시 그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불러들이는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필자에게 오래 남은 것은 화려한 전투와 모험만이 아니었다. 한 가지 질문이었다. 트로이를 무너뜨릴 만큼 뛰어난 지략을 가진 오디세우스는 분명 위대한 영웅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좋은 리더이기도 했을까. ■ 유능함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오디세우스는 유능하다. 상황을 읽고, 방법을 찾아내고, 위기를 돌파한다. 트로이 목마로 상징되는 그의 지략은 뛰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적 전환기 속에서, 30년 넘게 한국 추상표현주의를 지켜온 이태량 작가가 물리적 붓질과 회화 본질을 되묻는 대규모 기획전을 마련했다. 서울 인사동 갤러리그림손에서 열리는 이태량 작가의 56번째 개인전 ‘가볍게 처절하게(Lightly and Desperately)’는 작가가 걸어온 사유의 궤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는 500호 규모의 대작을 비롯해 20호에서 200호에 이르는 최근작 20여 점이 대거 출품됐다. 지난해 개최된 화업 30주년 회고전 이후 새로 제작된 작업들로, 작가의 심화된 미학적 기조를 다각도에서 확인하는 자리다. ■ 재료의 충돌과 생성·소멸의 레이어 이태량의 작업 방식은 그리는 행위와 지우는 행위의 연속적인 중첩에 기반한다. 작가는 화면 위에 검은 목탄으로 거침없이 선을 그어 내린 뒤, 그 위를 유화물감으로 두껍게 덮는다. 이어 물감이 굳어가는 표면에 다시 스크래치를 내며 밑색과 선을 지워내는 물리적 노동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가 선택한 목탄과 유화물감은 극단적인 재료적 대비를 이룬다. 손끝의 적은 마찰에도 쉽게 번지고 사라지는 목탄의 휘발성은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유·불·선(儒佛仙) 삼교합일과 생활 속 도덕 실천을 표방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종교법인으로 반세기 넘게 활동해 온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一貫道, www.ilgwando.org)'가 창립 이래 최대의 내홍과 법적 분쟁에 휩싸였다. 일관도라는 명칭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등장하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고 있다)'에서 유래했다. 일(一)은 체(體)로서 우주의 절대적 진리를, 관(貫)은 용(用)으로서 그 진리가 천지에 관철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주의 근본 원리이자 만물의 근원인 '도(道)'는 본래 하나이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성인들에 의해 표현 방식만 달리했을 뿐 궁극적인 진리는 관통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한국에 일관도가 전해진 것은 해방 직후인 1947년으로, 김은선(金恩善), 김복당(金福堂), 장서전, 이복덕 전인(前人) 등에 의해 전래됐다. 1950년 6·25 전쟁 직전 도무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중국으로 가던 김은선 전인이 행방불명되자, 1952년 피란지 부산에서 강필(降筆)에 의해 '도덕초기회(道德初基會)'를 발족하고 혼속대조사 곤수곡인 김복당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현대 사회가 극단적인 물질만능주의와 가치관의 혼란, 그리고 종교 간 배타적 갈등으로 심각한 피로감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동양 전통 윤리를 바탕으로 세계 주요 종교의 본질적 가치를 하나로 융합하려는 종교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도덕성을 회복하고 인류 공존의 윤리를 제시하는 '재단법인 국제도덕협회 일관도(一貫道, www.ilgwando.org)가 그 중심에 서 있다. ■ 공자의 '일이관지'서 태동…동아시아 민중 신앙서 세계 80개국으로 일관도라는 명칭은 《논어(論語)》 이인편(里仁篇)에 등장하는 공자의 핵심 사상인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 나의 도는 하나로 꿰뚫고 있다)'에서 유래했다. 일(一)은 체(體)로서 우주의 절대적 진리를, 관(貫)은 용(用)으로서 그 진리가 천지에 관철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주의 근본 원리이자 만물의 근원인 '도(道)'는 본래 하나이며,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성인들에 의해 표현 방식만 달리했을 뿐 궁극적인 진리는 관통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교단이 계승하는 '도통(道統)'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시원인 태호복희로부터 시작해 노자와 공자, 맹자로 이어진다. 이후 도의 기운(도운·道運)
▲정성종(향년 93세)씨 별세, 정규완(현대해상 기획관리부문장)씨 부친상 = 30일, 제주부민장례식장 10빈소(제주시 연북로 378), 발인 9월 1일, 오전 07시, ☎ (064) 742-5000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견고하게 닫혀 있던 사적인 방의 문이 열리고, 그 틈 사이로 생동하는 대자연의 푸른 숨결이 쏟아져 들어온다. 화폭 위에 켜켜이 쌓아 올린 도톰한 물감 층(마티에르)과 서양 고전 회화의 단일 원근법을 단숨에 해체해 버리는 360도 다시점(多視點) 구도. 펠리즈 박(Feliz Park) 작가가 내밀한 자아의 안식처를 벗어나 거대한 우주와 세계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케이리즈갤러리(K-LIZ GALLERY)는 소속 전속 작가 펠리즈 박의 신작 개인전 《EXPANSION: The Infinite Forest & Beyond (확장: 무한의 숲, 거대한 세계로)》를 8월28일부터 9월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UNC갤러리에서 개최한다. ■ [존재론적 도약] '나의 방' 고요함에서 '자생하는 숲'의 역동으로 이번 전시는 2026년 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인 창작활성화 지원> 사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프로젝트다.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어 독창적인 미학 세계를 구축해 온 펠리즈 박 작가의 진정성과 예술적 깊이가 공공 영역에서 공식적으로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미술계의 이목이 쏠린다. 전시의 핵심 화두는 단연 '확장(Exp
■ 실종 신고는 생명 보호를 위한 첫 번째 현장이다 국민안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위험을 조기에 인지하고, 골든타임 안에 정확한 판단과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는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초기 대응이 피해 규모를 결정하듯, 실종 사건 역시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이 시작된다. 안전 대응의 핵심은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이 아니라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특히 초기 판단과 조치는 이후 대응 방향과 피해 규모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종 신고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한 사람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가족의 절박한 기다림이 걸린 긴급한 보호 요청이다. 따라서 신고 접수 이후 이루어지는 판단과 조치는 어떤 업무보다 높은 정확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 ■ 잘못된 종결이 빼앗은 수색의 골든타임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실종 사건은 국민안전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실종 신고 이후 ‘연락이 됐다’는 취지의 보고를 근거로 사건이 종결 처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과 내부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실종자의 안전이 객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