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산업 전반에 적용되는 모습을 형상화한 컨셉 이미지. / 자료=경제타임스 / 제공: 삼성전자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시스템 ‘베라 루빈’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초당 22TB로 대폭 상향하면서,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 기술력이 뒷받침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물량을 싹쓸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1년 만에 껑충 뛴 ‘커트라인’… 13TB에서 22TB로 이어진 속도 전쟁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의 목표 대역폭을 불과 1년 사이 공격적으로 상향해 왔다. 대역폭은 데이터를 주고받는 ‘도로의 폭’과 같은데, 지난 2025년 3월 처음 제시된 목표는 초당 13TB 수준이었으나, 같은 해 9월 20.5TB로 높아졌고, 올해 1월 CES 2026에서는 최종 22TB/s로 요구했다. 1초 만에 고화질 영화 약 5,500편을 보낼 수 있는 이 ‘괴물급’ 속도는 당초 계획보다 70%나 높아진 수치로, 이를 맞추지 못하는 기업은 엔비디아의 파트너 자격을 잃게 되는 엄격한 커트라인이 됐다.
■ 마이크론의 발목 잡은 ‘베이스 다이’… 운동화가 나빠서 못 뛰나?
문제는 이 엄청난 속도를 실현할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Base Die) 기술이다. 베이스 다이는 여러 층으로 쌓은 메모리 칩 맨 아래에서 데이터 흐름을 조절하는 ‘지휘소’이자 ‘기초판’이다. 도로가 넓어지고 차들이 빨라질수록 이 기초판이 튼튼하고 똑똑해야 하는데, 마이크론은 스스로 만든 기초판(자체 베이스 다이)이 22TB/s라는 엄청난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성능 검사에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높은 속도 목표치가 마이크론에게는 넘기 힘든 유리천장이 된 셈이다.
■ 삼성·SK ‘준비된 강자’… 고난도 시장 싹쓸이하며 K-반도체 위상 증명
마이크론이 기술적 한계로 주춤하는 사이, 고도의 기술력을 미리 준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높은 장벽을 무사히 통과하며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HBM4 물량 중 SK하이닉스가 70%, 삼성전자가 30% 정도를 나누어 가질 것이 유력하다. 마이크론은 HBM4 대신 기술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CPU용 메모리(LPDDR5X) 공급으로 방향을 틀어 실익을 챙길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극한의 속도가 결과적으로 한국 반도체의 독보적인 실력을 전 세계에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