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LS그룹이 권선 제조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를 스스로 철회하면서 자본시장의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비슷한 구조의 케이뱅크는 상장 승인을 받은 반면, 에식스는 낙마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준이 정치적 입김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통령 ‘L자 주식’ 발언이 결정타…14년 도전 ‘좌초’
1월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전날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전격 철회했다. 그룹 측은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우려를 경청한 결정”이라고 밝혔으나, 업계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실질적인 철회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시장에서 ‘L자’가 들어가는 주식은 사는 게 아니라고 한다”며 LS의 중복상장 추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과거 LG그룹의 물적분할 사례를 거론하며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소외되는 현상을 직격한 것이다.
■ ‘연좌제’ 걸린 LS vs ‘면죄부’ 받은 KT…형평성 논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원칙 없는 이중잣대’의 전형이라고 비판한다. 거래소는 지난 12일 KT의 자회사인 케이뱅크의 상장을 승인했다. KT에서 비씨카드를 거쳐 케이뱅크로 이어지는 구조는 전형적인 중복상장에 해당하지만, 거래소는 산업의 특수성을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
반면 에식스는 물적분할이 아닌 해외 M&A를 통해 편입된 기업임에도 ‘쪼개기 상장’ 프레임에 갇혀 심사가 지연되다 결국 좌초됐다. IB 관계자는 “에식스는 LS의 연결 실적 기여도가 5% 내외에 불과해 모회사 가치 훼손 우려가 낮았다”며 “과거 계열 분리 전 LG의 원죄로 인해 사실상 연좌제를 적용받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 오너 경영진 ‘설화’와 관치 금융 우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자초한 ‘설화’도 독이 됐다. 구 회장은 지난해 “중복상장이 문제라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 발언은 결과적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한 규제 명분을 제공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자본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우려한다. 거래소가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심사 결과를 달리할 경우, 우량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떠나는 ‘국부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가 오히려 자의적인 고무줄 잣대로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며 “일관된 심사 원칙이 확립되지 않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요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