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경쟁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총 272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은행권은 정보 교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LTV를 담합의 거래조건으로 볼 수 없고, 소비자 피해 역시 과도하게 해석됐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1월21일 이들 4개 은행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2720억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 869억원, KB국민은행 697억원, 신한은행 638억원, 우리은행 515억원 순이다. 정보 교환을 담합으로 판단해 제재한 것은 2021년 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시행 이후 첫 사례다.
공정위에 따르면 4대 은행은 2022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전국 부동산을 지역·유형별로 세분화한 LTV 정보를 상호 교환했다. 자사 LTV가 경쟁 은행보다 높으면 낮추고, 낮으면 올리는 방식으로 비율 격차를 줄였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유된 정보는 최대 7500건에 달하며, 실무자 간 대면 전달 후 엑셀로 전산화하고 원본 문서는 폐기하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해당 정보 교환으로 발생한 이자수익을 약 6조8000억원으로 산정하고, 그중 약 4% 수준을 과징금으로 부과했다. 다만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자료를 삭제하지는 않아 증거인멸로 보기 어렵다”며 형사 고발 등 추가 제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4대 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LTV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봤다. 실제로 2023년 기준 4대 은행 평균 LTV는 62.1%로, 비담합 은행 평균(69.5%)보다 7.5%포인트 낮았다. 공장·토지 등 비주택 부동산에서는 격차가 8.8%포인트까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차주가 추가 담보나 신용대출에 의존하게 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은행권은 “의도적인 담합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타행 LTV를 참고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LTV는 영업점 상담을 통해서도 파악 가능한 사실상 공개 정보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출 조건은 LTV뿐 아니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총부채상환비율(DTI),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 등 복합적인 요소로 결정돼 경쟁 제한이나 소비자 피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LTV 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이를 경쟁 제한으로 제재하는 것은 정책 간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 은행은 “의결의 법적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행정소송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