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공지능(AI) 시장의 ‘가성비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단순한 연구 집단을 넘어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AI 제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梁文锋)이 운영하는 퀀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High-Flyer)’가 지난해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리며 딥시크의 연구 개발을 뒷받침할 든든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퀀트 헤지펀드는 수학, 통계학,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정량적(Quantitative) 모델을 기반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헤지펀드다. 운용자의 직관이나 주관적 판단보다 데이터와 수식, 알고리즘이 투자 판단의 핵심 역할을 한다.
■ "투자도 AI가 한다"…딥러닝 트레이딩의 승리
1월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량원펑이 2015년 설립한 하이플라이어 산하 펀드들은 지난해 평균 5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내 운용자산 100억 위안(약 1.9조원) 이상의 대형 퀀트 펀드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하이플라이어의 성공 비결은 딥러닝 기술을 컴퓨터 트레이딩에 접목한 ‘지능형 운용’에 있다. 이들은 이미 2021년에 자산 관리 규모 1000억 위안(약 20조원)을 돌파하며 중국 최대 퀀트 펀드로 성장했다. 딥시크는 바로 이 하이플라이어의 내부 AI 연구 부서가 독립해 설립된 곳이다. 즉, 금융 시장에서 검증된 고도화된 연산 알고리즘이 딥시크 AI 모델의 근간이 된 셈이다.

■ 개발비의 100배 벌어들인 보수…"실탄은 충분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이플라이어의 이번 수익률이 딥시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한다. '상하이 E 타이거 프라이빗 펀드'의 리밍홍 투자이사는 "하이플라이어가 지난해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로만 7억 달러(약 9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딥시크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추론 모델 'R1' 개발에 썼다고 밝힌 600만 달러(약 82억원)의 100배가 넘는 금액이다.
리 이사는 "량원펑은 이제 더 큰 연구 팀을 꾸리고, 엔비디아의 H100 등 고성능 연산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확실한 자본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자금력 부족으로 고전하는 여타 스타트업과 달리, 스스로 돈을 벌어 기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 효율성 끝판왕 'R2' 예고…"학습 불안정성 잡았다"
자금력과 더불어 기술적 진보도 멈추지 않고 있다. 딥시크 연구진은 최근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통해 AI 훈련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딥시크는 과거에도 신규 모델 공개 직전에 관련 논문을 먼저 발표해 기대감을 높여왔다.
■ 춘제 선물 될까? 전 세계가 주목하는 'R2'의 등장
블룸버그는 딥시크가 다음 달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를 전후해 차세대 모델 ‘R2’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1이 저비용으로 오픈AI의 o1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내며 전 세계에 ‘기술적 충격’을 줬다면, 자본과 새로운 훈련법을 등에 업은 R2는 AI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상업적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퀀트 헤지펀드와 전통 헤지펀드의 차이점>
| 구분 | 퀀트 헤지펀드 | 전통 헤지펀드 |
|---|---|---|
| 투자 판단 | 수학·통계 모델 | 운용자의 경험·판단 |
| 운용 방식 | 자동화·알고리즘 | 재량적 판단 중심 |
| 인력 구성 | 수학자·공학자·개발자 | 애널리스트·트레이더 |
| 확장성 | 대규모 자금 운용에 유리 | 인적 역량 의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