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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30 (화)

엔비디아, 인텔 지분 4% 확보…'AI 반도체 연맹' 떴다

50억 달러 투자로 x86 기술 시너지… 반도체 패권 재편 가속
TSMC 의존도 낮추고 CPU 기술 수혈…인텔 지분 2억주 매입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제국'의 몰락을 겪고 있던 인텔의 손을 잡았다. 지난 9월 예고됐던 50억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지분 매입이 공식 완료되면서, 한때 업계 숙적이었던 두 거인이 AI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기묘한 동행을 시작하게 됐다.

 

■ '50억 달러' 약속 지킨 젠슨 황, 인텔 주요 주주 등극

 

미국 현지시간으로 12월29일, 인텔이 미국 증권거래소(SEC,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인텔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약 2억1477만 주를 주당 23.28달러에 전량 매입했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인텔 지분 약 4%를 보유하게 되며, 미국 정부(지분율 9% 이상)에 이어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자는 경영난에 빠진 인텔을 돕는 차원을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인텔의 핵심 자산인 x86 아키텍처와 제조 역량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 x86 기술과의 결합… 'AI 서버' 시장의 판도 변화

 

엔비디아의 가장 큰 수확은 데이터센터 CPU 시장의 표준인 인텔의 x86(Extended 86, 고성능 중심) 기술에 대한 접근성 강화다. 현재 엔비디아는 자체 CPU인 '그레이스(Grace)'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ARM(Advanced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Machine, 저전력·효율 중심) 아키텍처 기반이다. 하지만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절대다수는 여전히 인텔의 x86 기반 서버로 구축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텔의 x86 CPU 간의 최적화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AI 연산 과정에서 데이터 병목 현상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내놓는다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은 깨기 힘든 성벽이 될 전망이다.

 

■ 'TSMC 리스크' 해소… 파운드리 다변화의 첫 단추

 

또한 이번 지분 인수는 엔비디아의 고질적인 약점인 'TSMC 단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칩 전량을 대만 TSMC에 위탁 생산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TSMC의 생산 용량 한계는 늘 엔비디아의 성장을 가로막는 불안 요소였다.

 

비록 이번 계약에 직접적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4%의 지분을 보유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가 형성된 만큼 향후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 일부가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생산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인텔로서도 엔비디아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할 희망이 생겼다는 점에서 '윈-윈' 게임이라는 평가다.

 

■ 미 정부와 엔비디아의 '인텔 살리기' 공조

 

현재 인텔의 최대 주주는 미국 정부다. 반도체법(CHIPS Act)을 통해 자국 반도체 제조 역량을 재건하려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 엔비디아의 이번 투자는 인텔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시키는 '민관 합작 구호 작전'과도 같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인텔과 협력하는 것이 향후 對중국 수출 규제나 독과점 조사 등 복잡한 정치·법적 환경을 헤쳐 나가는 데 유리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경쟁과 협력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가 인텔의 지분을 사들였지만,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텔의 가우디(Gaudi)엔비디아의 H100·B200은 경쟁 관계에 있으며, 인텔 또한 엔비디아의 GPU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기술 공유의 범위와 파운드리 협력의 실효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인텔의 ‘가우디(Gaudi)’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H100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인텔이 내놓은 AI 학습 및 추론용 가속기다. 2019년 인텔이 인수한 이스라엘의 AI 칩 스타트업 '하바나 랩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가우디는 경쟁사 대비 뛰어난 가성비와 개별 칩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Ethernet)를 칩 내부에 통합해 확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신 모델인 '가우디 3'는 전작 대비 연산 속도와 대역폭을 크게 끌어올려, 엔비디아의 독주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인텔의 지분을 가졌다는 것은 설계부터 제조까지 아우르는 '미국 반도체 연합군'의 탄생을 의미한다"며 "이 연합이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 어떤 압박으로 작용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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