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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2 (수)

팰리서캐피탈, LG화학 정조준…'이중할인' 구조에 메스

엘리엇 출신이 만든 런던 행동주의 펀드
전문가 “한국 증시, 행동주의 2.0 시대 진입”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기업의 저평가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는 가치투자형 행동주의 전략을 추구한다. 이 펀드는 미국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 출신 인사들이 2021년 설립한 곳으로, 엘리엇 특유의 정교한 재무 분석과 이사회 개입 전략을 결합한 ‘엘리엇 DNA’의 후예로 평가받는다.

 

팰리서캐피탈은 설립 이후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 제고 캠페인을 적극 전개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국 광산 대기업 리오틴토(Rio Tinto)를 상대로 런던 이중상장 구조 폐지를 요구하며 “복잡한 상장 구조가 주가 할인(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공개 압박한 바 있다.

 

또한 영국 유통기업 WH Smith의 약 5% 지분을 확보한 뒤, 자본배분 효율화·부채 축소·주주환원 강화를 요구하며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이 밖에도 일본 토요타이어(Toyo Tire)와 일부 유럽 상장사를 상대로 잉여자본 환원·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한 ‘가치 정상화 캠페인’을 지속 중이다.

 

팰리서캐피탈의 투자 전략은 단순한 단기 차익이 아닌, 순자산가치(NAV) 대비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 재평가(re-rating)’를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이사회 내 독립이사 확대 △경영진 보상체계의 투명화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제안하며, 기업의 자본 효율성과 시장 신뢰 회복을 동시에 노린다.

 

이 같은 전략은 엘리엇의 방식과 유사하지만, 팰리서캐피탈은 상대적으로 ‘대결적 접근’보다 ‘협의형 행동주의(collaborative activism)’를 내세운다. 즉, 공개서한과 이사회 제안을 통해 대립보다는 시장과 경영진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는 접근법을 선호한다.

 

이번에 팰리서캐피탈이 LG화학에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공식 제안한 것은 한국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대형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펀드는 LG화학의 주가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 거래 중이라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사회 개편, 주가 연동형 보상체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등을 제안하며 ‘더블카운팅(이중할인)’ 구조를 해소할 현실적 방안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한국 자본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 상법 개정과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등으로 소수주주 권익 강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글로벌 행동주의 자본이 한국 대기업의 구조 개편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팰리서캐피탈의 행보를 ‘포스트 엘리엇’ 시대의 행동주의 2.0 모델로 평가한다. 과거 엘리엇이 공격적 주주행동으로 분쟁을 촉발했다면, 팰리서는 기업과의 협의·공동 개선을 통한 ‘협력형 행동주의’로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LG화학 사례는 한국 증시에서도 주주환원 중심의 자본시장 구조 개편이 본격화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엘리엇식 행동주의’를 진화시켜 기업가치 정상화·지배구조 개혁·주주환원 확대를 압박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로, LG화학에 대한 개입은 한국 자본시장 내 행동주의 펀드 시대의 본격 개막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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