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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0 (화)

[이슈]트럼프 ‘에너지 압박’에 中정유업계 줄도산 위기

베네수엘라 이어 이란 정조준…低價 원유 20% 증발하나
말레이 경유 ‘그림자 선단’ 차단시 독립 정유사 직격탄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지정학적 갈등을 넘어 ‘경제적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간 서방의 제재망을 피해 저렴하게 조달해왔던 ‘불법·제재 원유’ 공급로가 차단될 경우, 중국 경제의 한 축인 정유 산업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말레이시아産’으로 둔갑한 이란·베네수엘라 원유의 진실

 

지난 이달 초 발생한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중국 원유 시장에 거대한 공포를 안겼다. 이는 단순히 공급량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필요하다면 적대국의 원유 생산 및 수출 시설을 무력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능력을 실증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원유 수입 구조를 뜯어보면 중국이 왜 이토록 긴장하는지 명확히 드러난다. 중국 세관 당국 中 해관총서(GAC, General Administration of Customs)의 2024년 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공급국은 러시아(17%), 사우디(14.9%), 이라크(11.3%) 순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10.9%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의 對중국 수출량이 자국 생산량을 훨씬 초과한다는 점을 들어, 이를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돈 세탁(Oil Laundering)’ 통로로 지목한다. 이른바 ‘그림자 선단’이 말레이시아 인근 해역에서 원산지를 속이기 위해 배에서 배로 기름을 옮기는 ‘환적’ 과정을 거쳐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분석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Center on Global Energy Policy)의 에리카 다운스 선임 연구원  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으로 수입되는 제재 대상 원유는 중국 전체 수입량의 약 20%에 달한다. 에리카 다운스 박사는  특히 중국의 에너지 외교와 기업 전략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전문가이다. 

 

■ 트럼프의 ‘시세 판매’ 전략, 중국 정유사엔 ‘비용 폭탄’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은 단호하다. 베네수엘라 석유 시설을 장악해 무기한 통제하고, 이를 시장 시세로 판매해 수익금을 배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그동안 제재를 빌미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조달해온 중국 정유사들에 ‘저가 매수’의 기회가 사라짐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 전체 정유 능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소규모 독립 정유사, 일명 ‘티팟(Teapots)’ 정유사들에 이번 사태는 사형 선고와 같다. 이들은 국영 기업과 달리 자본력이 취약해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저가 원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시장 전문 컨설팅 및 데이터 분석 기업 '에너지 애스펙츠'의 공동창업자 리처드 브론즈는 “이란산 원유 흐름이 중단되는 것은 중국 수입업자들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경고했다. 만약 이 공급로가 차단되면 티팟 정유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나 브라질 등에서 비싼 시세를 주고 대체 원유를 구해야 하는데, 이는 곧 대규모 적자와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중국의 반발… “무력 사용 반대” 외치며 이란 밀착

 

중국 정부는 미국의 무력 개입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며 외교적 방어막을 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국제 관계에서 무력을 사용하거나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이란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은 실질적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을 미국 서비스 그룹들에 개방하며 시장 주도권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 이미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의 대형 국영 정유사들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과 거래하는 제3자 제재)을 우려해 베네수엘라산 구매를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의 ‘에너지 철권’이 이란까지 뻗칠 경우, 중국은 저가 에너지라는 성장 동력의 한 축을 상실하게 된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들은 "이는 정유 업계의 격변을 넘어 중국 내 물가 상승과 제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도미노’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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