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올해 초 채권시장을 달구었던 ‘연초 효과’가 한 달여 만에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 미국 고용 지표의 엇갈린 해석 속에 서비스업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여기에 국내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까지 확대되며 기관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 크레딧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 “고용은 균형, 서비스업은 활황”...멀어지는 금리 인하
2월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미국의 1월 고용보고서는 시장에 복합적인 신호를 보냈다. 헤드라인 실업률과 전체 고용자 수 증감은 긍정적이었으나, 2025년 재추산 수치를 고려하면 고용 시장의 활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서비스업'의 복원력에 주목하고 있다. 1월 서비스업 고용자 수가 13만 6천 명 증가하며 사실상 전체 비농업 고용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그간 금리는 제조업 경기와 연동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서비스 업황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며 “서비스업 호조로 인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20% 하단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이며 당분간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변동성에 짓눌린 크레딧 시장...‘연초 효과’ 소멸
대외 금리의 하방 경직성은 국내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지난해 말 0.05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3년물 변동성(30일 이동평균 기준)은 최근 0.094까지 치솟으며 3년 평균치(0.072)를 훌쩍 넘어섰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자 크레딧 시장의 센티먼트(투자 심리)는 즉각 얼어붙었다. 연초 강세를 보였던 크레딧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는 다시 확대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CD 91일물 금리가 연초 2.6%대에서 2.8% 진입을 앞두고 있어 단기 자금 조달 비용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IM증권은 “기준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대외 금리 상승이 맞물리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사실상 연초 효과가 소멸되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다시 불편해지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 한은 구두 개입에 ‘깜짝’ 강세...추세 전환은 미지수
다만 지나친 금리 급등에 대해서는 당국의 경계 목소리도 감지된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이 언론을 통해 “최근 국고 3년 금리가 기준금리 대비 과도하게 높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시장은 이를 ‘구두 개입’으로 받아들였다.
이 영향으로 12일 국내 채권 시장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강세(금리 하락)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4.6bp 하락한 3.154%를 기록하며 일시적인 안도감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은 “한은의 개입 발언에 힘입어 금리가 전 구간에서 하락 전환했지만,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시장의 눈치 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식 웃고 채권 울고...‘머니 무브’ 가속화
자금 흐름의 변화도 뚜렷하다. 최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간의 수익률 상관관계는 -0.74까지 떨어지며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주식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해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이,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 후퇴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 무브’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상회했던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최근 역전당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 진작 정책 등으로 기업 펀더멘털은 회복세에 있지만,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실제 조달 비용 부담은 상쇄되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