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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3 (토)

[컴업 2025] 2800건 매칭 '실전형 축제'로 진화 성공

"로컬 이기고 글로벌 가라"... K-벤처 '스케일업' 전략 제시
AI·딥테크 1만곳 양성 청사진... '실패 후 재기' 생태계 구축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5'이 성황리에 12월12일 막을 내렸다. '미래를 다시 쓰는 시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비즈니스 성과가 터져 나오는 '실전형'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당초 목표치(2,000건)를 훌쩍 뛰어넘는 2,800여 건의 비즈니스 매칭이 성사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컴업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번개장터의 성공적인 글로벌 확장 사례와 더불어, 벤처투자 업계의 리더십들은 '실리콘밸리 카피캣'을 넘어 '로컬에서의 압도적 우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성공 방정식으로 제시하며 K-벤처의 '스케일업(Scale-up)'을 위한 청사진을 그려냈다.

 

■ 'K-컬처 리커머스'로 국경 넘은 번개장터의 실험

 

이번 컴업에서 주목받은 사례 중 하나는 리커머스 플랫폼 '번개장터'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다. 번개장터는 K-팝 굿즈 구매를 원하는 해외 팬들이 결제 우회 경로를 찾는다는 실제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포착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이용자 전용 서비스 '번장 글로벌'을 구축했다. 현재 20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간 이용자 1,200만 명 중 280만 명이 해외 이용자로 집계되는 성과를 냈다.

 

최재화 공동대표는 "글로벌 진출은 새로운 시장에 맞는 서비스와 경험을 반복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는 언어 능력보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풀어내는 능력이 더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플랫폼의 '고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팬덤 특화 기능을 강화하고 일본 메루카리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결합한 성공적인 로컬-글로벌 연계 모델로 평가받는다.

 

 

■ "실리콘밸리 플레이북 버려라"...'거점 활용'이 유니콘으로 가는 길

 

컴업에서 열린 글로벌 VC 리더십 토론은 기존의 '실리콘밸리 맹신론'에 강력한 반기를 들었다. 유니콘 기업의 절반이 미국 밖에서 탄생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VC 전문가들은 "로컬에서 성장해서 글로벌 확장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500글로벌코리아 김경민 파트너는 한국의 제조, 화학, 교육열 같은 고유한 '지식 섹터'와 기술을 결합하는 영역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거점의 이점을 활용해 기회를 보는 이들"에게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티지벤처스 스테파니 추 파트너 역시 "한국처럼 금융 시장이 큰 로컬에서는 국내에서만 10억 달러 기업을 만들 수 있다"며 창업 초기에 무리한 해외 확장보다는 "먼저 자국 시장에서 이기라"고 조언했다. 로컬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택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꿈' 넘어 '숫자' 증명해야... 글로벌 VC의 시각

 

글로벌 VC는 이제 초기 투자 단계를 넘어서면 '꿈' 대신 '숫자'와 '수익성'을 요구한다. 화이트스타캐피털의 에디 리 파트너는 "상업적인 마인드(Commercially minded)와 유닛 이코노믹스(단위당 수익성)를 중요하게 본다"며, 제품이 시장에서 작동하는 것을 증명할 '숫자' 없이는 시리즈 A 이상의 투자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투자 결정의 핵심은 결국 '엑시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 같은 비(非)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로 '시장 비효율'을 꼽았다. 초기 자금은 풍부하지만 시리즈 C·D 단계의 '성장 자본'이 극도로 부족해, 좋은 회사가 자금 부족으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스테파니 추 파트너는 이를 "수익을 창출할 기회"로 보고, 검증된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확보할 것이라 밝혔다.

 

 

 

■ 정책 프레임, '창업 숫자'에서 '스케일업'으로 대전환

 

컴업은 정부의 정책 방향 전환도 명확히 드러냈다. 중기부는 '벤처 미래 비전 포럼'을 통해 단순히 창업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유니콘을 넘어 K-벤처로'라는 메시지와 함께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규모의 기술기업'을 키우는 '스케일업'으로 정책 프레임을 이동했음을 보여줬다.

 

성숙 중기부 장관은 바이오·방산·반도체 등 6대 전략 분야에서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곳을 양성하고, 유니콘·데카콘 50개사 탄생을 목표로 내걸었다.

 

또한, 이번 컴업에서 중기부는 '재도전 응원본부'를 출범시키며 실패 경험자의 재기 지원을 공식화했다. 실패 이후의 길을 시스템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투자가 위축될수록 중요해지는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내년 회생기업 구조개선자금 2000억원 지원, 재도전 펀드 1조원 조성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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