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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4 (화)

[초점] 몸이 스스로를 공격할 때…'FcRn 억제제'가 막는다

정상 항체는 남기고 병적 항체만 제거…‘정밀면역치료’ 시대 열려
셀트리온 등 국내 기업도 글로벌 희귀질환 신약 경쟁 본격화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원래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해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때로는 이 면역체계가 자신의 세포를 적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는 현상, 즉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이 생긴다. 대표적인 예로는 루푸스, 근무력증, 혈소판감소증 같은 희귀 질환이 있다. 이 질환들은 ‘자가항체(autoantibody)’라는, 우리 몸의 세포를 잘못 공격하는 항체가 생기면서 발생한다.

 

FcRn 억제제(FcRn inhibitor)’는 이런 자가항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약이다. 우리 몸에는 FcRn(신생아 Fc 수용체)이라는 단백질이 있어 항체가 오래 살아남도록 돕는다. 문제는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이 FcRn이 ‘좋은 항체’뿐 아니라 ‘병든 항체’까지 보호한다는 점이다.

 

FcRn 억제제는 이 과정을 차단해 자가항체가 혈액 속에서 빠르게 분해·제거되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면역 시스템의 오작동을 줄이고, 염증 반응이나 근육 약화 같은 증상을 완화한다. 이 약은 현재 근무력증 치료제 ‘Vyvgart’(아르젠엑스) 등을 통해 이미 상용화돼 있으며, 차세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이적 자가항체 분해제’는 FcRn 억제제보다 한 단계 더 진보한 기술이다. 이 약은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자가항체만 골라 제거한다. 정상 항체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병의 원인이 되는 항체만 사라지게 하는 ‘표적 치료’다. 이 기술은 정밀면역학(Precision Immunology)이라 불리며,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율이 높다. 아직 상용화 초기지만, 전 세계 제약사들이 새로운 희귀질환 치료법으로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FcRn 억제제 시장은 2023년 25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분야는 아르젠엑스·UCB·이뮤노반트 등 글로벌 제약사가 선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미국 카이진(Kaigene)과 신약물질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들 신약은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넘어, 질환의 원인 그 자체를 제거하는 ‘면역정교화 치료’라는 점에서 차세대 바이오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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