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제 금 가격이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심화로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대를 돌파하며 3% 이상 급등했다.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과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지연 등으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이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20일(현지시간) 오후 12시3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산하 금속선물시장인 코멕스(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GCZ5)은 전장 대비 148.50달러(3.52%)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4,361.8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하루 만에 3% 이상 치솟은 수치로, 글로벌 금 가격이 다시 사상 최고가권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이번 금값 급등은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전방위로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 우려와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 등 ‘리스크 온(Risk-On)’에서 ‘리스크 오프(Risk-Off)’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 금시장 컨설팅사 CPM그룹의 제프리 크리스천 매니징 파트너는 “정치·경제적 불안이 다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향후 몇 주, 몇 달 안에 4,500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금은 달러 약세, 주식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 및 안전자산’으로 기능한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다변화를 위해 금 매입을 늘리고 있어 수요 기반이 장기적으로 견조하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급등을 지난주 급락 이후의 ‘저가 매수(딥바잉)’ 흐름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지난 10월17일에는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값이 일시적으로 1%가량 하락했으나, ‘기회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상승세가 촉발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리스크 회피형 투자’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은 여전히 **‘심리적 안식처이자 실물 가치의 보루’**로 인식되고 있다”며 “향후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금 가격은 연내 4,500달러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