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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1 (화)

[초점] HBM이 새 전략자원으로…AI 투자 폭발에 반도체 지도 바뀐다

AI 서버·HBM 수요 급증…반도체 공급망, ‘AI 중심 구조’로 이동
삼성·SK하이닉스, AI 메모리 시장 주도…한국, 제조에서 생태계로 확장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AI(인공지능) 투자가 전 세계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AI 학습용 고성능 반도체(GPU·HBM·AI 서버 DRAM)의 수요 폭발은 전통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조를 ‘AI 중심 체계’로 빠르게 재편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국가별 산업전략·공급망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변화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을 추진하며, 엔비디아·AMD 등 AI 칩 설계기업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실제 생산은 여전히 한국·대만이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D램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며 글로벌 밸류체인 최상단에 올라섰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이 ‘설계-제조-패키징-데이터센터’로 세분화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은 제조 허브에서 시스템 혁신 중심으로 위상이 격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HBM·AI 서버용 D램 등 고대역폭 메모리가 새로운 전략자원으로 부상했다. HBM은 고성능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메모리로, 엔비디아 ‘H100·B200’ GPU 등 핵심 칩셋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HBM3E 양산을 시작하며 AI 메모리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고, 삼성전자도 4세대 HBM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은 ‘설계(미국)→패키징(대만)→메모리(한국)’의 삼각 축 구조로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공급 측면의 병목이다. HBM은 고정밀 TSV(실리콘 관통전극) 공정이 필수인데,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이 낮아 단기적으로 공급 확대가 어려운 구조다. 이에 따라 주요 AI 반도체 고객사인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메모리 확보 전쟁’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는 이제 원유보다 귀한 자원이 됐다”며 “앞으로 반도체 시장은 속도보다 ‘공급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공급망 중심이 변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할도 '메모리 제조'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패키징·전력반도체 등 통합 생태계 구축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3대 전략(메모리·파운드리·AI 컴퓨팅)’을 추진하며, HBM 적층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자체 AI 반도체 ‘Mach-1’ 상용화를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AI 서버 메모리 전용 모듈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자리 잡을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다만 국내 업계는 전력공급·용수·기술인력 등 AI 반도체 대량생산을 뒷받침할 산업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에, 메모리 중심의 한국 반도체가 세계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만큼, 공급 안정성과 기술 독립성을 확보한 기업만이 ‘AI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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