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 세계가 한국의 드라마를 보고, 한국의 음식을 먹으며, 한국의 노래를 떼창하는 시대다. 하지만 정작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우리 스스로 명쾌하게 답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해 교육계와 산업계의 석학들이 뜻을 모았다. 도서출판 청원은 유기풍 전 서강대학교 총장과 권형균 대표, 김도영 교수가 공동 집필한 신간 《한국, 한국인》을 지난 1월9일 출간했다고 밝혔다. ■ 공학자의 정밀함과 인문학자의 통찰이 만난 ‘한국 리포트’ 이번 신간은 공학자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헌신해온 유기풍 박사가 외국인 유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 "한국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를 단순히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 문화, 교육, 산업 전반을 구조화하여 분석한다. 공학 특유의 논리적 분석과 인문학적 따뜻한 시선이 결합하여 한국 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입체적으로 복원해냈다는 평가다. ■ '식탁 위의 마법'부터 '빌보드의 기적'까지 총 9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숙명과 역사적 고난을 딛고 일어선 한국인의 삶을 조망한다. 특히 ‘시간을 담은 마법’ 장은 흥미롭다. 김치와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전자의 '거수기 이사회' 오명이 깨지고 있다. 최근 2조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 과정에서 나온 한 명의 '기권표'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순한 반대를 넘어 글로벌 투자 전문가의 시각에서 본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와 자본 배분 우선순위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던져진 셈이다. 지난 1월7일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는 폭풍전야와 같았다. 임직원 주식 보상을 목적으로 3개월간 2조5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안건이 상정됐으나, 결과는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9명의 이사 중 싱가포르투자청(GIC, 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 출신인 김준성 사외이사만이 '기권'을 선택했다. 김 이사는 워버그핀커스, 삼성자산운용을 거쳐 현재 싱가포르국립대(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베테랑 투자자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은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지금 자사주 살 때인가?"…CAPEX 우선론 대두 금융투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공지능(AI)이 마침내 모니터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몸’을 얻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Consumer Electronics Show)'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피지컬 AI(Physical AI)’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휩쓴 생성형 AI가 인간과 대화하는 ‘디지털 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올해 CES는 AI가 로봇, 모빌리티, 팩토리와 결합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지능’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선언했다. <디지털 AI(생성형) vs 피지컬 AI(실행형)> 구분 디지털 AI (Digital AI) 피지컬 AI (Physical AI) 핵심 개념 “생각하는 지능” “행동하는 지능” 주요 무대 모니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공간 로봇, 자동차, 팩토리 등 물리 세계 작동 원리 데이터 학습을 통한 텍스트/이미지 생성 VLA(시각-언어-행동) 모델 기반 물리 제어 상호작용 사용자의 질문(Prompt)에 답함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작업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올해 1월1일, '일·육아 양립'의 야심 찬 해결사로 등장한 ‘육아기 10시 출근제’가 시행 첫날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춰 등원 전쟁을 돕고, 임금 삭감분과 기업 부담을 정부가 보전한다는 취지지만, 실제 예산과 세부 지침은 ‘생색내기용’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양육자들 사이에서는 "우리 회사도 대상이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전국에 단 1700명뿐이라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수백만 육아 근로자 중 '단 850명'만 풀 혜택? 고용노동부의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해당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총 31억원이다. 정부가 추계한 수혜 인원은 1700명인데, 이는 1인당 연간 최대 지원액인 360만원(월 30만원)을 모두 지급한다는 가정이 아니다. 실제로 1인당 1년(12개월) 내내 360만원을 지급한다고 계산하면, 수혜 인원은 850명으로 반토막 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2세 미만 자녀를 둔 기혼 여성 근로자만 약 190만명, 남성까지 포함하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육아기 근로자 규모를 고려할 때 '로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전기차(EV)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기를 뜻하는 ‘캐즘(Chasm)’의 파고가 이제는 단순한 실적 둔화를 넘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주 잭팟’으로 불리던 수십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들이 종이조각으로 변하고 있으며, 굳건했던 완성차 업체(OEM)와의 동맹 관계도 실리 앞에서 빠르게 해체되는 양상이다. ■ 열흘 새 13조 ‘공중분해’…LG엔솔에 닥친 수주의 배신 국내 배터리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행보는 현재 시장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열흘 사이 약 1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 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지난 12월17일, 미국 포드(Ford)와 맺었던 9조6000억 원 규모의 계약이 무산된 데 이어, 26일에는 미국에 기반을 둔 맞춤형 리튬이온 배터리팩 제조사 FBPS(S(Flexible Battery Pack Solutions)와의 3조9217억 원 규모 모듈 공급 건마저 취소됐다. 포드는 전동화 속도 조절을 위해 전략을 수정했고, FBPS는 전기차 수요 급감으로 아예 배터리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거대한 수주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 전원이 아닌 다니엘 한 명에 대해서만 전속계약 해지를 지난 12월29일 전격 발표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어도어의 이번 조치를 단순한 결별이 아닌, 향후 벌어질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정교한 법적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 "다니엘 측 행보가 가장 명확했다"…‘배후설’ 입증의 스모킹 건 어도어가 다니엘을 특정해 해지를 발표한 가장 큰 이유는 ‘인과관계의 명확성’에 있다는 분석이다. 어도어는 입장문에서 다니엘의 가족 1인과 민희진 前 대표를 배후로 직접 지목했다. 이는 다섯 멤버 중 다니엘 측이 어도어에 보낸 해지 통보나 요구 사항이 법적으로 ‘신뢰 관계 파탄’이 아닌 ‘사전 모의에 의한 일방적 이탈’임을 입증하기에 가장 명확한 증거를 갖추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한 엔터 전문 변호사는 “멤버 전원을 해지하면 회사가 그룹 관리 능력을 상실했다는 인상을 주지만, 한 명을 특정하면 ‘회사는 노력했으나 특정인이 배후 세력에 포섭되어 나갔다’는 프레임을 짤 수 있다”며 “이는 향후 템퍼링(사전 접촉) 의혹 소송에서 결정적 증거로 활용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한국 제조업이 중국에 사실상 추월당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 12월23일 발표한 ‘5대 주력 품목 한·중·일 수출경쟁력 비교’ 보고서는 이 불편한 현실을 숫자로 보여준다.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기계·철강·화학공업 등 4개 전통 제조업에서 한국은 모두 중국에 뒤처졌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중·일 3국의 제조업 판도 변화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과 물량을 기준으로 한 ‘양적 경쟁력’, 비교우위와 부가가치를 반영한 ‘질적 경쟁력’을 함께 평가했다. 이 분석에서 중국은 이미 강점을 보이던 기계·화학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도 앞서 나갔다. 한국이 경쟁력을 지켜낸 분야는 오직 반도체 하나뿐이다. 이 결과를 단순히 “중국이 싸게 많이 만든다”는 이야기로 넘길 수는 없다. 중국은 이제 양적 규모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며, 제조 강국이 됐다. 전통 제조업에서의 추월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 지난 5년간의 수출 경쟁력 지표는 이미 결론을 보여줬다. 이제 더 중요한 질문은 앞으로의 5년이다. 현재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 운영체제(OS)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중앙 연산 칩) '엑시노스 2600'을 전격 공개하며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의 동반 반격을 선언했다. 업계 최초의 2나노 공정 도입과 압도적인 AI 성능을 앞세워, 그간 시장을 독주해온 퀄컴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갤럭시 S26'의 진정한 두뇌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 삼성 파운드리의 승부수, '2나노 GAA' 공정 리더십 확보 삼성전자가 공개한 엑시노스 2600의 최대 병기는 단연 2나노미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이다. 삼성은 이번 칩 공개를 통해 대만 TSMC보다 앞서 2나노 공정 양산 단계에 진입했음을 공식화했다. 특히 '대량 생산(Mass Production)' 상태로 명시된 점은 공정 수율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도입한 GAA(Gate-All-Around) 기술은 반도체 내부의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4면 모두 감싸는 방식이다. 통로 전체를 감싸 쥐듯 제어하므로 미세한 전류 조절이 가능해져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우수하다. 기존 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최근 엔비디아의 게이밍 그래픽카드(GPU) 생산 조정 가능성을 둘러싼 외신 보도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도 자체는 중국 하드웨어 업계 루머를 인용한 추측성 내용에 가깝지만, 그 이면에 담긴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는 평가다. PC 하드웨어 전문매체 PC Gamer는 최근 보도를 통해 엔비디아가 2026년부터 게이밍 GPU 생산 물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업계 관측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래픽 메모리(VRAM) 공급 여건과 가격 변동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다만 이는 엔비디아의 공식 입장이나 확정된 계획이 아닌, 업계 소식과 커뮤니티 정보를 인용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루머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감산 여부’ 때문이 아니다.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은 엔비디아 내부의 자원 배분 우선순위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다. 현재 엔비디아의 성장을 견인하는 축은 명확하다.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 생태계다. AI 서버 한 대에 투입되는 AI가속기의 수익성은 게이밍 GPU를 압도한다. 같은 메모리 자원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AI 쪽으로 무게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현대 사회가 직면한 가장 고통스러운 질병 중 하나는 '외로움'과 '고립'이다. 특히 범죄 피해를 겪은 생존자들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사회적 편견 속에서 경제적·정서적으로 철저히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반려동식물 돌봄을 통한 멘탈케어 솔루션을 제시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 (주)큐어링랩이다. ■ 개인의 아픔에서 피어난 소셜 미션…‘돌봄이 곧 치유’ 큐어링랩의 창업 이야기는 안신영 대표의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된다. 안 대표는 20대 초반, 3년간의 범죄 피해를 겪으며 극심한 고립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당시 상담이나 의료 지원조차 닿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그녀에게 삶의 끈이 되어준 것은 변호사의 권유로 키우기 시작한 물고기 한 마리였다. 작은 생명을 돌보는 경험은 그녀를 다시 세상과 연결시켰다. 안 대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범죄 피해 생존자가 고용노동부의 취약계층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큐어링랩의 슬로건인 ‘CURE, from Care(돌봄에서 시작되는 치유)’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