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중국 경제가 장기화된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5.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정부 목표치를 턱걸이로 달성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흑자가 '방어막' 역할을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4분기 성장률이 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의 질적 저하와 대외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5% 목표' 달성했지만…4분기 체력 저하 뚜렷
1월19일 중국 국가통계국(NBS,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0%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했던 '5% 내외' 목표를 달성한 것이며,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치인 4.9%를 소폭 상회한 결과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5%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4.4%)보다는 높았지만, 지난 3분기(4.8%)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중국 경제의 두 축인 소비와 투자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1조2천억 달러 무역흑자, '디플레이션' 방어의 일등 공신
지난해 중국 경제를 지탱한 '구원투수'는 단연 수출이었다. 중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2000억 달러(약 1600조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부문의 채무 위기와 그로 인한 자산 가치 하락, 그리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으로 인해 위축된 내수 경기를 해외 시장으로 물량을 밀어내며 메운 셈이다. 국가통계국 역시 "외부 환경 변화의 영향이 커지고 있으며 내수 시장의 수요 부진이라는 모순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하며, 성장이 수출에 편중되어 있음을 공식 인정했다.
■ "지속 불가능한 모델"…세계 경제와의 갈등 불씨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수출 올인' 전략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제금융·거시경제 전문가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급감과 가계 소비 부진으로 중국은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수출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이는 중국 내부적으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지속 불가능한(Sustainable)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국장 출신으로, 중국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스템, 중앙은행 정책, 디지털 통화(CBDC) 분야에서 권위 있는 분석을 제시해왔다.
중국이 자국 내 남아도는 재고를 저가 수출로 해소함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마찰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는 추가 관세 및 수입 제한 조치의 명분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외환시장 '차분'… 위안화 환율 보합세
거시 지표 발표 직후 금융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목표치 달성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4분기 둔화라는 실망감이 교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19일 오후 2시30분 기준,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오전의 약보합세를 깨고 강세(위안화 가치 상승)로 돌아섰다. 오전 중 6.96위안 초반대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5.0%)이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소식과 사상 최대 무역 흑자 기록 등 지표의 하방 경직성이 확인되면서 6.96위안 선을 하향 돌파(Breakthrough)했다.
2026년 중국 경제의 향방은 수출에 의존하는 '외발 자전거' 구조에서 벗어나 내수 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부양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과 가계 소비 심리 회복이라는 난제를 풀지 못한다면, 올해 기록한 5.0% 성장률은 향후 몇 년간 보기힘든 '고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글로벌 무역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