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조정을 받았다.
글로벌 주요 이벤트를 앞둔 경계 심리와 반도체 수익성 우려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등 일부 업종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10월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42포인트(0.80%) 내린 4,010.41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3,972.56까지 밀리며 4,000선을 내줬지만, 장 막판 일부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 폭을 축소했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이 1조 6,381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 5,735억원, 기관은 925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지수 하락의 중심이었다.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Digitimes)가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가격을 경쟁사보다 낮게 제시했다”고 보도하자 수익성 악화 우려가 확산됐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2.45%)와 SK하이닉스(-2.62%)가 동반 하락, 지수를 2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다.
이번 주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주요국 정상회담, 빅테크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이른바 ‘슈퍼위크’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강해졌다. 특히 미·중 정상회담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부 글로벌 펀드가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평가다.
조선·방산 업종 역시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한화오션(-5.87%), HD현대중공업(-4.81%), 한화에어로스페이스(-4.14%) 등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 조선·방산 업종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신호가 있었던 만큼, 이번 조정은 단기 ‘숨 고르기’ 국면으로 해석된다.
지수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3.03%), 삼성SDI(+9.47%), 카카오(+4.60%), 삼성바이오로직스(+1.99%) 등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업종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들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섹터 순환매 장세가 다시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0.07%(+0.60포인트) 상승한 903.30으로 마감했다. 시총 상위주인 에코프로(+3.62%), HLB(+3.14%), 셀트리온제약(+4.50%)이 상승을 이끌며 코스피와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4,000선이 단기 저항선이자 지지선으로 병존하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서기 위해서는 △미국 FOMC 결과 △SK하이닉스 실적 △미·중 정상회담 결과 등 주요 이벤트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실적 모멘텀과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4,000선은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기전자 중심에서 2차전지, 인터넷, 바이오 등으로의 섹터 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