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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화)

효암高 학생들, '숨은 쉰들러' 故오강환 경사 되살렸다

6·25 학살 막은 오강환 경사 조명…탐방지도 제작 화제
보도연맹 학살 막은 양심적 선택…지역사 교육 모범 사례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경남 양산시 효암고등학교 학생들이 지역사 탐구 활동을 통해 6·25 전쟁기 ‘국민보도연맹 학살’의 비극을 막아낸 한 경찰관의 실화를 발굴하며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방과 후 역사탐구반 프로젝트를 통해 고(故) 오강환 경사의 행적을 추적해 탐방 지도로 정리했고, “우리 동네에도 쉰들러 리스트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역에 다시 알렸다.

 

■ 잊힌 이름 ‘오강환’…학살 명령 거부한 지서장의 결단

 

1950년 7월, 낙동강 방어선 구축이 한창이던 시기.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에 대한 무차별 학살 명령이 떨어지던 가운데 웅상면 지서에도 300명에 달하는 연맹원 명단이 내려왔다. 빨치산 출몰 지역이었던 양산 일대에서는 주민 상당수가 연맹에 가입된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지서장이던 오강환 경사는 이들이 ‘부역자’가 아니라 이름 없는 농부, 이웃 주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명령 불복종 시 사형을 각오하고 연맹 명부를 소각했고, 이 소식이 퍼지며 웅상면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살이 벌어지지 않은 지역으로 남았다.

 

■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양심적 선택

 

오 경사는 곧바로 軍에 연행돼 사형이 확정됐지만, 당시 계엄사령관이 일제강점기 관동군 내무반에서 함께 생활했던 그의 신원을 확인하고 구명에 나서면서 극적으로 생환할 수 있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속 ‘학살 명령을 거부한 경찰관’의 실제 모델로도 자주 언급되는 대목이다.

 

 

 

■ 학생들이 되살린 지역의 역사…“교과서 밖의 한국사 확인했다”

 

효암고 학생들은 특별한 기록물 없이 산재한 사료를 직접 탐방하고 지역 어르신 증언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오강환 경사의 생애와 웅상 학살을 막아낸 과정, 인근 학살지의 위치 등을 담은 탐방 지도를 제작했다. 학생들은 “매일 오가던 길이 역사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호진 지도교사는 “양심 있는 개인의 선택이 지역 사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교육적으로 되새긴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탐구 활동은 교육 현장에서 지역사 발굴·연구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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