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보'는 1958년 설립된 국내 종합 물류 및 운송 전문기업으로, 한때 해운·항만·육상 운송을 아우르며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던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사업 다각화 실패와 재무 불안, 잦은 경영권 변동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고 있다.
특히 엑시온그룹 인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연결 고리로 등장하면서 국보의 역할과 자금 흐름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됐다. 국보는 2022년 말, 아이에스이네트워크 및 특수관계인들로부터 엑시온그룹 지분 9.6%(234만주)를 약 21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주가는 고점 구간인 1만2천 원대였다. 그러나 국보는 인수 후 별다른 사업 시너지를 내지 못했고, 주가는 이후 급락했다.
엑시온그룹 지분을 확보한 뒤 국보는 곧바로 박찬하 대표를 엑시온그룹의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경영권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국보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였는지, 아니면 인수 구조를 설계한 실질적 세력의 ‘대리인’이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국보는 2021년 이후 신기술사업조합·투자조합 등과의 복잡한 자금거래와 지분 교환 구조를 통해 여러 중소기업 인수전에 연루돼 왔다. 특히 ‘오션뉴웨이브신기술조합1호’를 통해 엑시온그룹의 경영권 거래 초기 단계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이노파이안과의 관계 및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커졌다.
당시 엑시온그룹의 최대주주였던 아이에스이네트워크 측은 국보 측과의 계약에 따라 경영권을 포기했고, 이사회는 국보 인사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노파이안이 등장한 이후에도 박찬하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즉, 이노파이안이 ‘형식상 최대주주’라면, 국보는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실질 경영축’으로 작동해온 셈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보가 엑시온 인수의 ‘교량(bridge)’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금력이 부족한 이노파이안이 직접 거래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보를 통해 인수 구조를 단계적으로 완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행위가 아니라, 지배구조를 우회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복합 거래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국보는 최근에도 비핵심 사업 매각, 잦은 경영진 교체, 계열 투자조합과의 불투명한 거래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모니터링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엑시온 인수 구조는 단순한 투자 참여를 넘어선 ‘의도된 설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국보는 명목상으로는 물류기업이지만, 최근 행보는 투자금융에 가까워졌다"며 "비상장 법인과의 거래가 잦고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 감독당국의 정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