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옵션 시장이 ‘과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수의 급등세에 맞춰 콜옵션 내재변동성(IV, Implied Volatility)이 1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시장 불확실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월2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콜옵션 내재변동성이 지난 10년간 관측치 중 상위 1% 구간에 도달했다. 이는 올해 4월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증시가 폭락했던 이른바 ‘해방의 날’, 그리고 지난해 8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폭락장으로 불린 ‘검은 월요일’과 유사한 수준이다.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지수 변동폭을 얼마나 불확실하게 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미래의 코스피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장 인식이 커졌다는 뜻이다.
BofA는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 가파른 코스피 상승세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자극한 점을 지목했다. 코스피는 9월 초 3,142.93에서 전날 3,883.68까지 오르며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23.57% 급등, 신고점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BofA는 보고서에서 “지수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미래 가격 예측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콜옵션 내재변동성과 가격이 모두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옵션 가격이 고평가된 국면에서 콜옵션 매도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BofA는 “현재 수준에서 코스피 랠리가 이어질 경우, 내재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약 3배 높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콜옵션을 비싸게 매도하고, 향후 가격이 내려가면 다시 저가 매수해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특히 “12월 30일 만기의 행사 가격 110% 콜옵션을 델타 헤지(Delta Hedge)한 상태로 매도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단기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향을 권고했다.
다만 BofA는 이번 분석이 코스피의 상승세가 끝났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는 “코스피 랠리가 끝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례적으로 높아진 변동성을 활용하기 위해 리스크가 관리된 전략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피의 고점 랠리는 펀더멘털보다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내재변동성이 과열된 상황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