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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5 (목)

[ESG] 거버넌스 이슈 점검

주주가치제고와 경영권지키기

 

◆경영권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 그 사이의 딜레마
최근 한국 자본시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확산과 함께 큰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Governance) 부문의 변화는 기업의 경영 환경과 주주가치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 움직임과 행동주의 펀드의 활성화는 기업들에게 경영권 방어라는 숙제를 안겨주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라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 강화되는 상법, 위기의 기업 지배구조?
정부와 국회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법 개정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대주주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사외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하도록 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제도이다. 이로 인해 이사회는 더욱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게 되고,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질 수 있다.

 

또한, 의무공개매수제도는 경영권이 바뀌는 지분 인수 시,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의무적으로 공개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공정한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대주주에게만 돌아가는 것을 막아 소액주주의 이익을 보호한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기업 입장에서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리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수의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유지하던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경영권 방어를 위한 기업들의 전략적 움직임
이러한 규제 강화의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상속 및 승계 작업을 서두르는 것이다. 개정 상법이 시행되기 전에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권 승계 구도를 확고히 하려는 것이다. 또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과거에는 순환출자를 통해 적은 자본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했지만, 최근에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오히려 경영권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정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합병을 통한 우호 지분 확대도 적극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전에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기업과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안정적인 지분율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 활용 방안도 폭넓게 고려된다.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 지분 매각, 또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전략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 한다.

 

 ◆행동주의 펀드,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인가 적인가?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히 투자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배당 확대, 비효율적 사업 정리, 지배구조 개선 등 다양한 요구를 제시하며 기업들을 압박한다.

 

물론, 모든 행동주의 캠페인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훼손하거나,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경영 판단이나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된 기업에게는 행동주의 펀드가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영권 분쟁은 시장에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권 방어의 균형점
결론적으로, 현재의 자본시장은 경영권 방어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기업들은 규제 강화에 맞춰 경영권을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방어적인 행동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기업은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주가 상승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이 경영권을 가장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방법이자, 궁극적으로 시장과 주주로부터 신뢰를 얻는 길일 것이다. 투자자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ESG 역량과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는 바로 이 균형점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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