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온인주 기자 | 최근 구리 가격이 한 달 새 22% 폭등하며 톤당 1만 3,0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월가 대형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UBS는 광산 투자의 비효율성을 근거로 '구조적 공급 붕괴'를 경고한 반면,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은 미국 관세 우려에 따른 '일시적 사재기'라며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 "돈 써도 구리가 안 나온다"... UBS, 심각한 '구리 부족' 사태 경고
UBS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구리 시장이 심각한 '자본 효율성 저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광산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자본지출(Capex)은 2013년 고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본 집약도(Capital Intensity)의 급증이다. UBS 분석에 따르면, 과거 10억 달러를 투자하면 약 6만 톤의 구리를 생산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같은 돈으로 4만 톤밖에 생산하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투자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광산 개발의 물리적 난이도와 비용이 구조적으로 상승했음을 시사한다.

■ 2035년까지 700만 톤 부족... 메우려면 '230조 원' 필요
UBS는 이러한 투자 효율성 저하로 인해 2026~2027년 심각한 공급 부족(Shortage)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체 모델 분석 결과, 현재 승인된 프로젝트만으로는 2028년경 공급이 정점을 찍고 이후 가파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 예상되는 공급 부족분은 약 700만 톤에 달한다. UBS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약 1,750억 달러(약 230조 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규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은 여전히 지지부진해, 공급 절벽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골드만·씨티 "관세 공포가 만든 사재기... 1월이 고점일 수도"
반면,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은 현재의 가격 급등을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의 상승세가 펀더멘털보다는 '미국 관세 공포'에 기인한 가수요(사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정제 구리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시장을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에 관세 정책이 명확해지면 사재기 동력이 사라지고, 시장은 다시 공급 과잉 현실을 마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씨티은행 역시 "가격이 1만 3,000달러를 넘으면 고철(Scrap) 공급이 급증해 가격을 억누를 것"이라며 "1월이 올해 구리 가격의 고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UBS가 예견한 '실물 부족'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골드만삭스의 예측대로 '과잉 공급'으로 회귀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