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현대제철이 10월30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 5조7,344억 원, 영업이익 932억 원, 당기순이익 17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자동차강판 중심의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원재료 가격 하락 효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1,018억 원)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제철은 건설경기 둔화로 철근·형강류 판매가 부진했음에도, 자동차용 강판과 고급 구조재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 비중을 확대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저가 수입재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통상 대응 효과가 4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국내외 판매 채널 강화와 제품 믹스 개선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인도 푸네 스틸서비스센터(SSC) 준공을 완료해 현지 자동차강판 공급망을 확충했다. 이로써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 비중 확대와 더불어 인도·호주 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친환경 철강 사업을 동시에 강조했다.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해 국내 사업장의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AWS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저탄소 인증 철강재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제철이 단순 제조기업을 넘어, ESG·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철강사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다. 또한 호주 내 지속가능성 인증 취득을 통해 현지 건설시장 진출 경쟁력도 확보했다.
현대제철은 MS강, 3세대 초고장력 자동차강판, 차세대 냉연 초고장력강 개발을 지속 중이다. 이는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소재로, 경량화·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 수요 선점을 노린다. 또한 건설 부문에서도 바닥 충격음 저감기술, H형강 구조 시스템, HC 컬럼 등 건축·토목용 고기능성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며 건설소재의 프리미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번 실적은 건설 부진에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매출 감소보다 제품 믹스 개선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이 돋보였고, 친환경 철강·디지털화를 결합한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로 방향을 확실히 틀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더 이상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닌, 데이터·AI 기반의 소재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 중”이라며 “4분기 이후 원자재 안정화와 수출 확대 효과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