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그룹의 ‘입’ 역할을 해온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 그룹 커뮤니케이션·대외전략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AI, 배터리, 통신, 에너지 등 핵심 사업의 ‘체질 전환’과 차세대 리더 육성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 4년 만의 부회장 승진…‘3인 부회장 체제’ 복원
SK그룹은 2021년 이후 중단됐던 부회장 승진을 재개하며 2인(장동현 부회장(SK에코플랜트 대표), 김준 부회장(SK이노베이션))에서 3인 체제로 복원했다. 이형희 부회장은 30여 년간 SK텔레콤과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홍보·사회공헌·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온 인물로, 그룹의 ESG·AI·소셜밸류(SV) 전략을 조율해온 ‘그룹 메시지 컨트롤타워’로 평가받는다.
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급변하는 대외환경 속에서 SK 브랜드 신뢰도를 높인 핵심 리더”라며 “그룹 전반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ESG 거버넌스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AI 전환 본격화… SK텔레콤 ‘CIC 체제’로 개편
이번 인사의 중심에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 AX)이 있다. SK텔레콤은 신임 정재헌 대표이사(現 최고거버넌스책임자, CGO) 체제 아래 ‘통신 사업 CIC’와 ‘AI 사업 CIC’로 나뉘는 이원화 구조를 도입한다. 통신CIC는 한명진 SK스퀘어 대표가, AI 분야는 그룹 수펙스 AI위원장으로 이동하는 유영상 사장이 주도한다.
SK텔레콤은 통신 기반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며, SK그룹의 AI 생태계 중심축 역할을 강화할 전망이다.
■ 배터리·에너지·건설까지 ‘전면 세대교체’
2차전지 핵심사인 SK온에는 소재·제조 전문가인 이용욱 SK실트론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반도체 소재 기반의 공정 혁신 경험을 살려 배터리 품질·수율 경쟁력 강화를 맡는다.
SK에코플랜트에는 SK하이닉스 양산총괄 출신 김영식 신임 사장이 합류한다. 반도체 사업에서 검증된 프로세스 관리·기술 실행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인프라·건설 신사업 확장을 이끈다. 에너지 자회사 SK이노베이션 E&S는 이종수 LNG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안정화와 신재생 확대 전략을 병행할 예정이다.
■ 신사업·투자 축 강화…글로벌 포트폴리오 재정비
글로벌 투자 중심의 SK스퀘어에는 김정규 SK㈜ 비서실장이 사장으로 내정됐다. 해외 투자금융 출신으로, 그룹의 글로벌 자산운용 및 M&A 전략을 주도할 전망이다. 또한 SK㈜에서는 재무·사업개발 전문가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장용호 대표를 보좌한다. 첨단소재 부문인 SK㈜ 머티리얼즈 CIC의 송창록 대표도 사장으로 올라, 반도체 소재 기술 고도화를 이어간다.
한편, SK AX의 김완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차원의 AI·클라우드 통합 전략을 총괄한다.
■ “현장 중심·실행형 리더십 강화”…차세대 CEO 육성
SK그룹은 이번 인사 방침을 두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실행 중심 리더십 강화”라고 밝혔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번 인사를 통해 현장 경험, R&D 역량, 고객 신뢰 확보 능력을 겸비한 리더를 전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임 CEO 상당수는 30~40대 후반의 젊은 기술형 경영인으로, 그룹 내 세대교체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