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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화)

HSBC 3분기 이익 14% 감소…충당금 악재 속 ‘선방’

순이자이익·아시아 자산관리 부문이 실적 방어
법적 충당금 여파로 CET1 비율 15bp 하락 전망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유럽 최대 은행 HSBC가 올해 3분기(7~9월) 세전이익 73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59억8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일회성 충당금 부담이 컸음에도 순이자이익 확대와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이를 상쇄했다는 평가다. 이번 실적은 HSBC가 글로벌 금리 정점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법적 리스크와 자본비율 하락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HSBC는 10월28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9월 말 기준 3개월간 세전이익이 7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으나, 시장 예상치인 59억 8천만 달러를 22% 이상 웃돌았다.

 

감소의 주된 원인은 법적 충당금 14억 달러를 포함한 일회성 비용이다. 이를 제외하면 HSBC의 기본 영업이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평가된다. 3분기 총매출은 178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170억 5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은행 측은 “순이자이익(NII)의 꾸준한 성장과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 개선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자산 운용 및 대출 포트폴리오의 질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버나드 마도프(Bernard Madoff) 사기 사건 여파다. HSBC는 룩셈부르크 법원 판결에 따라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 5천억 원) 규모의 법적 충당금을 설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도프의 폰지사기에 연루돼 손실을 입은 헤럴드 펀드 SPC가 HSBC 룩셈부르크 지사를 상대로 자산 손실 보상을 청구한 것이 시초였다. 최근 법원은 증권 반환 청구는 기각했지만, 현금 반환 부분은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HSBC는 이에 대해 룩셈부르크 항소법원에 재항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은행 측은 “항소가 기각될 경우에도 추가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며, 최종 손실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충당금 설정으로 인해 HSBC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약 15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CET1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HSBC의 2분기 말 CET1 비율은 약 14.6% 수준이었다.

 

HSBC는 “충당금 영향은 제한적이며, 여전히 자본완충 여력(capital buffer)은 충분하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향후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HSBC는 최근 아시아 중심 성장 전략을 강화하며 홍콩·싱가포르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도 아시아 자산관리 부문이 은행 전체 수익성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마도프 사건과 같은 장기 법적 리스크가 반복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 사이에서는 HSBC의 리스크 관리 체계와 거버넌스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

 

한 금융시장 전문가는 “HSBC는 유럽 내 전통적인 예대이익 구조를 넘어, 아시아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충당금 이슈는 단기적 부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리스크 관리체계 강화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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