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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월)

450억원의 그림자…엑시온그룹 인수 '유령 거래' 논란

자본잠식 이노파이안이 경영권, 국보가 실권 장악
특정 세력이 엑시온을 둘러싼 ‘자금 회로’를 구축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엑시온그룹(구 아이에스이커머스, exiongroup.co.kr)의 경영권 거래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자본잠식 상태였던 신생 법인 이노파이안이 450억 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투입해 엑시온그룹의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지분 양수대금조차 완납하지 못한 ‘미완의 인수’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200%를 지급할 만큼의 자금은 어디서 나왔고, 왜 굳이 부실 기업이 인수에 나섰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자본잠식 기업의 450억 인수…"이해 불가능한 프리미엄"

 

엑시온그룹은 2001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에서 분사해 해외 수입대행 사이트 ‘위즈위드(WizWid)’를 운영해온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한때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최근 3년 연속 적자와 매출 급감으로 지난해 매출은 46억 원에 불과했다. 즉, 팔리기만 해도 다행일 수준의 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가는 시장가의 3배에 달했다.

 

이노파이안은 올해 6월 엑스온그룹의 이전 최대주주인 아이에스이네트워크와 특수관계인(한영과학, 삼안통상)으로부터 경영권과 주식 298억원어치를 매입하고,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39.61%의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중 98억 원의 구주 대금은 아직 납입되지 않았으며, 당초 9월 예정이던 잔금 지급은 11월로, 다시 내년 6월로 연기된 상태다. 결국 이노파이안의 ‘최대주주 지위’는 법적으로 완결되지 않은 상태다.

 

■ 경영권 ‘실질적 이전’…그러나 최대주주는 ‘유령 상태’

 

흥미로운 점은, 인수 대금이 완납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경영권은 이미 이전됐다는 점이다. 엑시온그룹의 대표이사는 이노파이안의 최대주주 이승철 씨로 교체되었고, 이사회 역시 기존 인사들이 모두 사임하며 전면 개편됐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 조원동 전 수석이 사내이사로 영입됐으나 두 달 만에 퇴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하 대표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이노파이안 이전 시점부터 국보가 2대 주주로 참여했을 때까지 모든 이사회 체제에서 유일하게 남은 인물이다.

 

시장 관계자는 “실제 지배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영진 교체와 잔금 미납이 동시에 진행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사회 구성과 자금 출처 모두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는 정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보’의 등장…2대 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한 배경

 

엑시온그룹 인수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선 시계를 2022년 말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당시 국보는 215억원을 투자해 엑시온그룹 지분 9.6%(234만주)를 확보했다. 이 거래의 매도인은 바로 아이에스이네트워크와 그 특수관계사들이었다.

 

흥미로운 건, 당시 국보가 단순한 재무 투자자가 아니라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한 실질적 주체였다는 점이다. 국보의 대표 박찬하 씨는 엑시온그룹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경영에 직접 참여했고, 이후 최대주주였던 아이에스이네트워크의 경영진들은 일괄 사임했다. 즉, 최대주주는 주식을 가졌지만 경영은 손을 뗀 상태, 이미 그 시점부터 실질적 통제권은 국보 측으로 넘어간 셈이다.

 

 

■ ‘그림자 인수자’ 존재설…이승철-국보-오션뉴웨이브의 삼각 연결고리

 

문제는 국보의 투자 배경이다. 국보는 엑시온그룹 지분을 직접 인수한 것이 아니라 ‘오션뉴웨이브신기술조합1호’(오션뉴웨이브1호)를 통해 참여했다. 이 조합의 최대 출자자는 국보였지만, 조합 운영을 주도한 실질 투자자는 따로 있었다. 그 ‘숨은 투자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이노파이안의 최대주주 이승철 씨다.

 

즉, 2022년 말 국보가 엑시온그룹 지분을 취득하던 시점부터 이미 이승철 씨와 이노파이안이 ‘그림자 인수자’로 뒤에서 자금을 연결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는 단순한 인수합병이 아니라, 오션뉴웨이브1호 → 국보 → 이노파이안 → 엑시온그룹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지배구조’로 해석된다.

 

현재 이노파이안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45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집행했다. 이 중 150억원은 차입금으로 충당됐지만, 298억원 중 잔금 98억원이 여전히 미납돼 있다.

 

시장 관계자는 “총자산 6억 원대 회사가 외부 차입만으로 450억원을 조달했다면, 그 배후에는 금융권 이외의 제3자 자금 지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금 조달 구조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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