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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6 (목)

[김재억 칼럼] AI 창업 20% 시대, ‘전력 사다리’ 걷어차선 미래 없다

AI 열풍에 딥테크 싹 틔웠지만, 전력난·송전망 포화에 ‘성장의 천장'
에너지 창업 29% 폭락 충격…송전망 확충없는 육성책은 ‘기초없는 빌딩'

 

 

경제타임스 김재억 기자 | 지난해 국내 창업 생태계는 ‘질적 도약’과 ‘양적 위축’이라는 극명한 양면성을 드러냈다. 전체 신규 창업이 4.3% 감소하며 고금리와 내수 부진의 파고를 실감케 했으나,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기술 기반 창업 비중은 19.5%라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낙관론보다 위기론에 가깝다. 혁신의 싹이 돋아나도 이를 키워낼 ‘인프라의 대동맥’인 전력과 규제 혁파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AI 창업 20% 시대는 그저 ‘숫자의 잔치’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6년을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진입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편성한 3조4600억 원 규모의 창업 지원 예산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필두로 AI와 딥테크 분야에만 1조원 이상의 R&D 자금이 투입된다. 숫자로만 보면 창업 국가는 순항 중인 듯 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창업가들은 정부의 자금 지원보다 더 시급한 것이 ‘성장의 천장’을 치우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에너지 업종 창업의 몰락이다. 지난해 전기·가스·증기 업종 창업이 무려 29.2%나 폭락한 것은 단순한 경기 탓이 아니다. 한국전력이 전력 계통 포화를 이유로 호남·강원 등 주요 지역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하며 신규 접속을 사실상 차단한 영향이 결정적이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스타트업의 씨를 말릴 뿐만 아니라,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 연관 산업의 발목까지 잡는 ‘전력 사다리 걷어차기’로 이어지고 있다.

 

AI는 본질적으로 ‘전기를 먹는 하마’다. 칩 설계부터 알고리즘 구동, 데이터 처리까지 전 과정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없이는 불가능하다. 송전망 확충과 계통 규제 완화 없는 AI 육성책은 기초 공사 없이 초고층 빌딩을 올리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이제 자금 투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전력망 특별법 통과 등 인프라의 근간을 바로잡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동시에 ‘규제 샌드박스’의 한계도 직시해야 한다. 현재의 실증 특례 방식은 기간이 정해진 시한부 허가에 가깝다. AI 스타트업이 민간을 넘어 공공, 국방, 의료 등 ‘폐쇄적 시장’에 진입해 실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공공 조달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최근 논의되는 ‘방산 스타트업 육성’처럼 AI 기술이 안보와 산업 현장에 즉시 이식될 수 있는 파격적인 레퍼런스 제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연령별 창업 동향에서 나타난 60세 이상 장년층의 선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 생계형을 넘어 베테랑들의 노하우가 AI 기술과 결합하는 ‘숙련형 기술 창업’ 모델을 적극 발굴해야 한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창업 열기가 꺾이지 않도록 고금리 기조 속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는 정책적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술 창업 비중 20% 돌파라는 성과는 대한민국 경제가 저부가가치 노동 집약형 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지식 기반 구조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이제 공은 정부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2026년이 AI 주도권 확보의 원년이 될지, 아니면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혁신 정체의 해가 될지는 현장의 규제 족쇄를 얼마나 과감하게 끊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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