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국내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점포 효율화 전략에 힘입어 ‘점포당 생산성’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특히 신한은행은 대대적인 점포 재설계와 여·수신 확대를 통해 하나은행을 제치고 생산성 1위 자리에 올랐다.
반면 금융당국은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 소외계층 보호를 위해 규제의 칼날을 매섭게 세우고 있어, 은행권의 ‘효율화’와 ‘공공성’ 사이의 줄타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6대 은행 평균 생산성 30% 급증…‘선택과 집중’ 통했다
4월6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의 점포 1곳당 평균 생산성은 1조3,23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 129억 원) 대비 무려 30.6% 증가한 수치다.
여기서 ‘점포당 생산성’이란 영업점 한 곳이 보유한 예수금과 대출금의 합계를 의미한다.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 확산에 발맞춰 효율성이 낮은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는 동시에, 남은 점포의 영업력을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 신한은행의 ‘화려한 부활’…하나은행 밀어내고 1위 등극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둔 곳은 신한은행(행장 정상혁)이다. 신한은행의 점포당 생산성은 1조 3,18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1위였던 하나은행(1조 3,178억 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신한은행의 비결은 ‘군살 빼기’와 ‘내실 다지기’의 조화였다. 지난해 6대 은행 중 가장 많은 43곳의 점포를 줄이며 효율성을 높였고, 동시에 원화예수금(3.7%↑)과 원화대출금(4.4%↑)을 고르게 성장시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 업무는 디지털로 전환하고, 오프라인 인력은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 등 고부가가치 상담에 집중하도록 점포 기능을 재설계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 ‘점포 늘려도 생산성 올랐다’…하나·농협은행의 선전
생산성 순위에서 2위로 밀려난 하나은행(행장 이호성)과 최하위에 머문 농협은행(행장 강태영)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이들 은행은 점포 수를 오히려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개선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은 출장소 6곳을 신설하는 등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도 생산성을 2.5% 끌어올려 탄탄한 영업력을 입증했다. 농협은행은 전국 1,064곳이라는 압도적인 점포망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성을 10.8% 개선했다. 타 시중은행보다 점포 수가 30~40%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KB국민은행(행장 이환주) 역시 전략적인 변화를 꾀했다. 지점 83곳을 줄이는 대신 운영 비용이 저렴한 출장소를 56곳 늘리는 ‘체질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11.6% 높이며 효율 경영의 고삐를 당겼다.
■ 금융당국의 ‘브레이크’…점포 폐쇄 규제 강화가 변수
은행권의 이 같은 생산성 향상 뒤에는 ‘금융 접근성 저하’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점포 폐쇄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이제 은행들은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반경 1km 내로 점포를 통합하더라도 반드시 사전영향평가를 거쳐야 하며, 소비자 불편이 예상될 경우 폐쇄를 제한받게 된다. 은행권이 수익성을 위해 점포를 계속 줄이기는 어려워진 상황이다. 향후 은행권의 경쟁력은 ‘점포 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점포를 얼마나 디지털화하고 전문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 6대 은행 점포 1곳당 평균 생산성 현황 > (2025년 말 기준)
| 순위 | 은행명 | 점포당 생산성 (억원) | 전년 대비 증감률 (%) | 비고 |
| 1 | 신한은행 | 13,182 | 45.2% | 1위 탈환 (43개 점포 축소) |
| 2 | 하나은행 | 13,178 | 2.5% | 2024년 1위에서 2위로 하락 |
| 3 | KB국민은행 | 12,375 | 11.6% | 지점의 출장소 전환 가속화 |
| 4 | 우리은행 | 11,500* | 15.4%* | 기업 금융 강화로 생산성 회복 |
| 5 | IBK기업은행 | 10,500* | 12.1%* | 중기 대출 확대 및 효율화 진행 |
| 6 | NH농협은행 | 7,483 | 10.8% | 최다 점포망(1,064개) 유지 성과 |
| - | 6대 은행 평균 | 13,236 | 30.6% | 전년(1조 129억 원) 대비 급증 |
*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격차는 단 4억원(0.0004조 원) 차이. 신한은행은 점포만 줄인 게 아니라 예수금(3.7%↑)과 대출금(4.4%↑) 모두 시장 평균 이상으로 키웠다. 농협은 수치상 6위지만, 점포 수가 타 은행보다 400~500개 더 많다. 분모(점포 수)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 현상일 뿐, 실제 증감률(10.8%↑)을 보면 경영 효율화는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