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통상 기업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이는 대표이사(CEO)나 등기 임원이지만, 유독 은행계 카드사들만 보수 상위 5위권에 '퇴직 부장'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공시된 카드사별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일부는 퇴직금으로만 10억원이 넘는 거액을 수령하며 현직 임원들을 압도했다.
■ '부장급'이 연봉 킹… 10억원 돌파한 KB국민카드
지난해 보수 체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B국민카드다. 이곳의 보수 총액 상위 5명 중 4명이 현직 임원이 아닌 '퇴직자'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퇴직한 A 부장은 총 10억5300만원을 수령했다. 세부적으로는 법정 퇴직금 3억4900만원에 노사 합의로 지급된 특별 퇴직금과 재취업 지원금 등 7억400만원이 더해진 결과다. B 부장 역시 9억7600만원을 받았다. 법정 퇴직금 4억700만원에 별도 퇴직금 및 지원금 5억6900만원이 추가 지급됐다.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한카드는 9억 원을 넘긴 사례는 없었으나 상위 5명 중 4명이 퇴직자로, 평균 8억 원 이상의 보수를 챙겼다. 하나카드 또한 퇴직금을 포함해 총 9억9700만원을 받은 직원이 보수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가장 많이 받은 퇴직자가 7억3500만원으로 4사 중 가장 적은 규모를 보였다.
< 주요 은행계 카드사 보수 상위자 및 퇴직금 현황 > (2025년 기준)
| 카드사 | 구분 | 보수 총액 | 법정 퇴직금 | 특별 퇴직금 및 지원금 | 비고 |
| KB국민카드 | A 부장 | 10억 5,300만 | 3억 4,900만 | 7억 400만 | 전사 1위 (최고액) |
| B 부장 | 9억 7,600만 | 4억 700만 | 5억 6,900만 | 상위 5명 중 4명 9억↑ | |
| 하나카드 | C 직원 | 9억 9,700만 | - | - | 상위 4명 6~7억대 |
| 신한카드 | D 퇴직자 | 8억 원대 | - | - | 상위 5명 중 4명 8억↑ |
| 우리카드 | E 퇴직자 | 7억 3,500만 | - | - | 4사 중 상대적 저조 |
■ 은행계 vs 기업계, 보수 상위 명단이 다른 이유
반면 삼성·현대·롯데카드와 같은 기업계 카드사들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보수 상위권이 철저히 임원 중심으로 짜여 있다.
삼성카드 김이태 대표가 16억1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으며 2~5위도 모두 임원진이었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21억9100만원)과 김덕환 전 대표(18억8300만원) 등 전·현직 임원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롯데카드 조좌진 전 대표가 12억2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4명 역시 임원급이었다.
은행계 카드사에서만 직원이 임원을 제치고 보수 상단에 배치되는 이유는 '희망퇴직의 정례화'와 '항아리형 인력 구조'에 있다. 은행 산하 카드사업부 시절부터 근무해온 장기 근속자들은 기본급이 높고 근속 연수가 길어 법정 퇴직금 자체가 크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차·부장급 이상 인력을 줄이려 월급의 20~30개월치에 달하는 파격적인 '특별 위로금'을 제시한 점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 기업계 카드사 보수 1위 현황 >
| 카드사 | 성명 및 직위 | 보수 총액 | 특징 |
| 현대카드 | 정태영 부회장 | 21억 9,100만 | 현직 임원 중심 보수 체계 |
| 삼성카드 | 김이태 대표 | 16억 100만 | 상위 1~5위 모두 전·현직 임원 |
| 롯데카드 | 조좌진 前 대표 | 12억 2,600만 | 퇴직 직원 상위권 진입 전무 |
■ 업황 부진의 역설…40세까지 내려온 희망퇴직
카드사들이 수억 원의 위로금을 주면서까지 직원을 내보내는 배경에는 처절한 '비용 절감' 전략이 숨어 있다. 고금리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과 연체율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일시적으로 거액의 퇴직금을 지불하더라도 장기적인 고정비(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KB국민·하나카드는 연초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대상 연령을 만 4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우리카드는 1969~1971년생을 대상으로 최대 31개월치 평균임금과 재취업 지원금을 제시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1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0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은행계 카드사의 '10억 퇴직금'은 장기 근속에 대한 보상과 인건비 효율화를 향한 사측의 절박함이 맞물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