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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7 (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신동국 '2000억 승부수'

창업주 혈통 지배 마침표 찍나… 3월 주총 '이사진 교체' 전면전
상한가 찍은 주가, 요동치는 지배구조…개정 상법 첫 시험대 부상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가 창업주 일가의 손을 떠나 실질적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손끝에서 재편되는 ‘역사적 변곡점’에 섰다.

 

지난 2월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동국(76) 한양정밀 회장은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차입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30%를 확보했다. 표면적으로 신 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과열된 해석을 경계했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를 '신동국 독자 노선 구축'을 위한 공식 선언으로 보고 있다.

 

신동국(76)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가현리, 통진중·통진고)로,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그룹의 '역대급 우군'이자 최대 개인 주주이다. 신 회장은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인 한양정밀을 경영하며 쌓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의 성장을 뒷받침해 왔다. 특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때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승부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수행해 왔다.

 

■ '임성기약국'에서 시작된 제약 강국의 꿈...'K-제약'의 신화

 

한미약품그룹의 기틀을 닦은 고(故) 임성기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의 역사를 ‘카피약’에서 ‘신약’으로 바꾼 선구적인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임 회장은 1967년 서울 종로에서 ‘임성기약국’을 개업하며 사업의 첫발을 뗐다. 당시 파격적인 마케팅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번 자본을 투입해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했다. 그는 설립 초기부터 “약다운 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단순히 복제약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임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한국 제약업계에 ‘R&D(연구개발) DNA’를 심은 것이다. 임 회장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뚝심 경영을 이어갔으며, 2015년에는 약 8조원 규모의 신약 라이선스 수출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기업의 이익을 사회와 공유하는 데도 앞장섰다. 2016년 자신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1100억 원어치를 전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증여하며 ‘통 큰 나눔’을 실천한 일화는 지금도 재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임 회장은 2020년 8월, 53년간 일궈온 한미약품그룹을 남겨두고 향년 80세로 타계했다. 사후 시작된 경영권 분쟁과 상속세 문제는 오늘날 신동국 회장의 지배력 강화라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다.


고(故) 임 회장의 부인 송영숙(78)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2020년 남편의 타계 이후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사진작가 출신인 송 회장은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그룹의 문화적 자부심을 키워왔으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는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대표를 맡아 그룹의 안정을 도모했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한 외세 자본 유입과 OCI그룹 통합 안건이 아들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가족 간 분쟁의 중심에 서게 됐다.

고(故) 임 회장의 장녀 임주현(52)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은 일찌감치 부친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그룹의 전략 기획과 인적 자원 개발을 진두지휘해 왔다. 고인의 'R&D 경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계자로 평가받으며, 최근까지 그룹의 미래 전략인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에 주력했다. 어머니 송 회장과 뜻을 같이하며 OCI와의 통합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을 꿈꿨으나, 주주총회 표 대결 패배와 최근 신동국 회장의 '독자 노선' 선언으로 인해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 '신동국→사이언스→약품'으로 이어지는 압도적 지배력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을 지배하는 수직 계열 구조다. 이번 지분 확대로 신 회장은 이 사슬의 정점을 장악했다.

 

한미사이언스는 그룹 전반의 전략을 짜는 지주회사다. 신 회장은 이번에 지분율을 29.83%까지 끌어올리며 개인 최대주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지주사 지분 30%는 사실상 그룹 전체의 인사권과 의결권을 손에 쥐었음을 의미한다. 한미사이언스는 전통적인 지분법 수익뿐 아니라 의약품 유통, 의료기기, 컨슈머헬스 등 직접적인 헬스케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수익구조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1조3568억원, 영업이익은 1386억원, 순이익은 1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자체 사업부문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끈 모습이다. 의료기기(유착방지제·지혈제) 및 H&B(화장품·건강식품) 부문이 고성장을 보였고, 의약품 유통 부문(온라인팜)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룹 내 주요 매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주회사로서의 계열사 관리 기능 수행과 더불어 직접적인 사업 매출 기여도 확대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며, 2026년 2월 기준 약 4만8000~4만9000원대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주가 52주 범위는 약 2만4000원대~5만5000원대로 변동폭이 크며, 시가총액은 수조 원대에 형성돼 있다.

 

< 한미사이언스 (코스피 상장) 지분 현황 >

주주명 지분율 특이사항
신동국 회장 (한양정밀)  29.83%  개인 최대주주, 최근 2,000억 원 투입 추가 매입
임종윤 (장남) 측 약 12% 신동국 회장과 우호적 연대 가능성 높음
송영숙·임주현 (모녀) 약 20% 기존 4자 연합 주축이었으나 신 회장과 갈등 양상 
임종훈 (차남) 약 10% 형제 연합 및 이사회 멤버
기타 및 소액주주 약 28% 국민연금 약 6~7% 포함

 

 

그룹의 몸통 한미약품은 실제 수익을 내는 핵심 계열사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원외처방 의약품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등 국내 처방 매출이 견조한 가운데,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임상 공급·로열티 수입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5475억원, 영업이익은 2578억원, 순이익은 1881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약 로수젯 등 주력 제품군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했고, 파트너사와의 임상용 시료 공급 확대 및 라이선스 수익이 반영되며 영업이익률 16%대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한미약품의 매출구조는 국내 처방매출이 주축이며, 해외법인(예: 북경한미) 및 원료의약품·CDMO(위탁개발생산) 사업도 일부 기여하고 있다.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진출과 R&D 투자 확대는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되며, 최근 주가가 상승 장세를 보이며 과거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제약 업종 특성상 신약 개발 이슈, 글로벌 임상 성과 등이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다.

 

< 한미약품 (코스피 상장) 지분 현황 >

구분 보유 지분율  의결권 영향력
한미사이언스 (지주사)  41.42% 지주사 이사회 장악시 통제 가능 
신동국 회장 (개인) 8.67% 직접 의결권 행사
국민연금 등 기타 약 50% 주총 표 대결 시 변수

 

 

신동국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진 한미약품 지분(8.67%)과 지주사를 통해 행사할 수 있는 지분(41.42%)을 합치면 총 50.09%에 달한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단독으로 이사진을 교체하거나 주요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 '무소불위'의 수치다.

 

< 신동국 회장의 의결권 합계 > 

구분 지분율 비고
한미약품 직접 보유 지분  8.67% 신 회장 개인 및 한양정밀 보유분
지주사를 통한 간접 지배 41.42%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 
합계 의결권 50.09% 과반 확보 (단독 의사결정 가능)

 

 

■ 4자 연합의 균열…'백기사'에서 '설계자'로의 변신

 

2024년 경영권 분쟁 당시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의 우군을 자처하며 형제 측과의 분쟁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신 회장의 행보 변화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우선 모녀 측과 맺었던 주주 간 계약이 신 회장 측의 교환사채 발행을 계기로 법적 공방으로 번지며 동맹에 금이 갔다. 신 회장은 2029년 계약 만료를 기다리기보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54) 북경한미약품 동사장(董事長)측과 손을 잡고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캐스팅보터라는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그룹의 판을 짜는 '설계자'로 올라선 것이다.

 

동사장(董事長)은 한국의 '이사회 의장' 또는 '회장'에 해당하는 직함으로, 주로 중국이나 대만 등 중화권 기업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한미약품그룹의 사례처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이유는 해당 법인이 중국 현지에 설립된 법인이기 때문이다.

 

임종윤 동사장은 오랫동안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임 동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사장과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역임하며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2024년 모녀(송영숙·임주현) 측이 추진한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섰다. 당시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함께 '형제 연합'을 구축해 통합을 저지하고 이사회에 진입하는 등 극적인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에는 '4자 연합'의 균열을 틈타 신동국 회장과 손을 잡고 지분을 공동 매입하는 등, 단순한 오너 일가를 넘어 그룹 재건을 위한 실질적인 연합 전선을 구축하며 경영 복귀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소식에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한때 상한가를 기록하며 경영권 분쟁 재점화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신 회장이 간담회를 통해 진화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행보가 이사회 장악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 '상속세 5400억'이 쏘아 올린 통합의 불씨

 

2024년 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Oriental Chemical Industries Group)의 통합 추진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현실적 고충'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이종 산업 간 결합'이라는 명분이 맞물리며 시작됐다.

 

통합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고(故)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오너 일가에 부과된 약 54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상속세였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은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부채 부담이 커지자, 외부 자본 유입을 통한 돌파구로 OCI그룹과의 통합을 선택했다.

 

OCI그룹의 주력 사업회사인 OCI Company Ltd.는 폴리실리콘을 비롯해 카본블랙, 과산화수소, TDI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특히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모듈과 반도체 웨이퍼의 핵심 원재료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과 직결되는 전략 품목으로 평가된다.

 

당시 계획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각과 신주 발행 등을 통해 두 그룹이 하나의 지주사 아래 묶이는 방식이었다. 모녀 측은 이를 통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활용해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제약과 화학이라는 서로 다른 산업의 결합을 두고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등 모녀 측과 임종윤 동사장·임종훈 이사 등 형제 측의 명분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모녀 측은 "제약 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대규모 자본을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전통적인 제약 중심 모델에서 벗어난 '글로벌 라이프 사이언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형제 측은 "한미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졸속 통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실상 한미약품그룹이 OCI의 종속 회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대주주 개인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미래를 팔아넘긴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 통합안은 2024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부결됐다. 당시 캐스팅보터를 쥐었던 신동국 회장이 형제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은 형제 연합으로 넘어갔고, OCI와의 통합은 공식적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한미약품그룹 내부에 지울 수 없는 '가족 간의 균열'을 남겼다. 상속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았으며, 이는 이후 4자 연합의 결성과 최근 신동국 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는 긴 경영권 분쟁 서사의 시발점이 됐다.

 

 

 

■ 4자 연합의 핵심: '전문경영인 체제'와 '주주간 계약'

 

4자 연합은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모녀 측)과 이들의 우군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그리고 자문 및 가교 역할을 맡은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지칭한다. 이들의 결합은 2024년 3월 주총에서 장남 임종윤·차남 임종훈 형제 측에 패배했던 모녀 측이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시작됐다. 당시 형제 측의 손을 들어줬던 신동국 회장이 다시 모녀 측과 손을 잡으면서, 시장은 이를 '깜짝 반전'으로 받아들였다.

 

4자 연합은 단순한 지분 결합을 넘어, 향후 5년간 그룹의 운영 방향을 결정짓는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며 결속력을 다졌다. 지분 매각 시 사전 협의 및 우선매수권 보장,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이사회 과반 확보 등이 포함됐다. 계약 위반시 6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위약금을 물기로 약정하며 서로를 묶어두는 강력한 '구속력'을 부여했다.

 

영원할 것 같던 4자 연합은 최근 신동국 회장이 2000억 원 규모의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며 사실상 해체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신 회장이 모녀 측과의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인 자금 조달과 지분 확대에 나서자, 모녀 측은 이를 '계약 위반'으로 간주해 소송과 가압류를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이로 인해 4자 연합은 '한미의 구원투수'에서 이제는 서로의 발목을 잡는 '법적 분쟁의 당사자'로 변모했다.

 

 4자 연합은 창업주 일가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신동국 회장이라는 압도적 개인 최대 주주를 탄생시키는 징검다리 역할에 그치고 말았다. 업계 관계자는 "4자 연합의 균열은 혈연 중심의 오너 경영 시대가 저물고, 자본과 명분을 앞세운 새로운 지배구조가 들어서는 과정에서 나타난 진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 플레이어'이자 정교한 지배구조 설계 역량을 갖춘 행동주의 성격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이다. 라데팡스는 한미그룹의 '혈통 경영'이 저무는 자리에 '자본과 전문경영'의 논리를 이식하며, 창업주 일가의 백기사에서 그룹 전체의 새로운 판을 짜는 전략적 설계자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라데팡스가 가족 간의 감정 섞인 분쟁보다는 실질적인 자본력을 갖춘 신동국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수익을 회수(Exit)하려는 실리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고 분석한다.

 

■ 3월 주총 '1차 대격돌'… 박재현 대표 연임 저지 사활

 

시장의 눈은 오는 3월 말 열릴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로 쏠린다.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의 지배력이 실전에서 증명되는 첫 번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이미 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진 10명 중 박 대표를 포함한 4명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신 회장은 확보한 50%의 의결권을 무기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를 대거 포진시킬 계획이다. 한미약품 내부에서는 "모녀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고, 자신의 입김이 통하는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세워 직할 통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한미약품그룹의 비전 >

구분 고(故) 임성기 회장 신동국·임종윤 연합 송영숙·임주현 모녀
핵심 가치 신약 개발 자부심 경영 효율성 및 수익 자본 수혈 및 규모의 경제 
  R&D 전략   자체 기술력 (폐쇄형 혁신)  상업적 실증 (실용적 혁신)  외부 협력 (개방형 혁신)
경영 방식 오너 중심 카리스마 경영 대주주 감시 하 전문경영 외부 자본 연계 전문경영

 

 

■ 상법 개정안의 '시험대'… 대주주 전횡인가 독립경영인가

 

이번 사태는 최근 화두인 '이사회 독립성'과 '개정 상법'의 실효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경영 성과를 내고 있는 전문경영인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이사회의 독립적 의사결정을 침해하는 것인지, 혹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 국장은 "지분이 압도적인 쪽이 이사회를 재편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어렵지 않다"면서도 "다만 내부 신임이 두터운 경영진을 교체할 명분이 부족할 경우 국민연금의 개입이나 소액주주의 반발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3월 주총에서 신 회장이 제시할 새로운 경영 비전이 시장의 신뢰를 얻느냐가 한미그룹의 향후 주가와 기업 가치를 결정지을 마지막 퍼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소액주주·국민연금의 '표심' 어디로? >

주체 예상 스탠스 결정 요인
 신동국 연합   찬성 (약 50%)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이사회 장악 시도
 모녀 측  반대 (약 20%)  경영권 방어 및 기존 전문경영인 체제 유지  
 국민연금  중립 또는 찬성  거버넌스 개선 명분 및 시장 지배력 존중
 소액주주  적극 찬성  주가 부양 기대감 및 강력한 리더십 선호

 

 

■ 전통 제약사 'Top 3' 각축…매출 1.5조 클럽 안착

 

한미약품그룹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Big 5' 위상을 공고히 하며 전통 제약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단순 매출 규모를 넘어 연구개발(R&D) 투자와 혁신성 면에서는 독보적인 리딩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연 매출 1조5000억원 내외를 기록하며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과 함께 전통 제약업계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1위를 수성하는 가운데, 한미약품은 매년 실적과 수출 성과에 따라 2~4위권을 오르내리며 선두 다툼을 벌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는 5~6위권에 해당하지만,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전통 제약업계' 내에서는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진정한 가치는 외형 성장보다 내실 있는 R&D 투자에서 극대화된다. 과거 '카피약(제네릭)' 중심이었던 한국 제약 시장을 '신약 개발' 중심으로 재편한 주역답게 투자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매년 매출액의 15~20%를 연구개발에 재투자한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 최고 수준으로, R&D 투자 규모 면에서는 수시로 업계 1위를 기록한다. 이러한 집요한 투자는 한미약품을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제약사'라는 브랜드 정체성으로 이끌었으며, 글로벌 빅파마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 한미약품 지난 4분기 실적 >

구분 주요 내용 (2026. 02. 교보증권 분석)
실적 잭팟  4분기 영업이익 833억 원 (YoY +173.6%)
목표 주가  기존 51만 원 → 70만 원 (37% 상향)
 비만약 전망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첫해 매출 1,000억 원 기대
 R&D 모멘텀    차세대 비만약 'HM15275' 등 연내 기술 수출 1건 이상 목표   

 

 

최근 신동국 회장의 지분 확대와 경영권 분쟁 2라운드 진입은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현재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사업회사 한미약품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6조~8조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 시장 내 주요 바이오주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증명한다.

 

투자자들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기회로 본다. 안정적인 대주주 지배력과 전문 경영인 체제가 결합될 경우, 기업 가치가 한 단계 더 도약(Value-up)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약품은 단순한 매출 순위를 넘어 혁신과 기술력에서 국내 제약업계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신동국 회장의 2,000억원 규모 베팅은 한미가 가진 혁신 DNA에 '안정적 지배구조'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안개가 걷히고 R&D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한미약품은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미약품 최근 1년간 주가 그래프 > (2월26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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