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전영진 기자 | 국내 은행들이 연말을 맞아 5조 원이 넘는 대규모 연체채권을 정리하며 연체율 관리에 나섰지만, 기저에 흐르는 부실 위험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가계 대출 전반에서 전년 대비 연체율이 상승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월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연체율은 0.50%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0.60%) 대비 0.10%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중 최저치다. 통상 은행권이 분기 말이나 연말에 부실 채권을 대거 매각·상각하는 '계절적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12월 중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5조1000억원에 달해 전월보다 3조2000억원 급증했다. 신규 연체 발생액 역시 2조4000억원으로 전월(2조6000억원) 대비 줄어들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신규연체율 또한 0.10%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연말 기준 연체율은 2015년 12월(0.5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0.44%)과 비교해도 0.06%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대규모 채권 정리라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대출 건전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채 상환과 정리를 늘린 영향이다. 대기업(0.12%)과 중소기업(0.72%) 모두 전월 대비 개선됐으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0.09%포인트, 0.10%포인트 상승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78%,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63%로 전년 대비 각각 0.14%포인트, 0.03%포인트 올라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여전히 취약함을 시사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8%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75%를 기록했다. 11월 말과 비교하면 각각 0.03%포인트, 0.15%포인트 내렸으나 전년 동월보다는 나란히 0.01%포인트 상승하며 고금리 기조 속 가계의 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금융당국은 신규 연체 발생 감소와 정리 규모 확대에 따라 지표상 연체율은 낮아졌으나,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