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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9 (금)

[현장] CES2026 '피지컬AI' 선언…로봇, 세상 바꾸다

로봇이 몸 얻고 현실 지배…현대차·테슬라·엔비디아 '실행형 지능' 격돌
단순 자동화 넘어 자율판단까지…VLA 모델 탑재한 휴머노이드 열풍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공지능(AI)이 마침내 모니터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몸’을 얻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Consumer Electronics Show)'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피지컬 AI(Physical AI)’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를 휩쓴 생성형 AI가 인간과 대화하는 ‘디지털 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올해 CES는 AI가 로봇, 모빌리티, 팩토리와 결합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지능’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선언했다.


<디지털 AI(생성형) vs 피지컬 AI(실행형)>

구분 디지털 AI (Digital AI) 피지컬 AI (Physical AI)
핵심 개념 “생각하는 지능” “행동하는 지능”
주요 무대 모니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공간 로봇, 자동차, 팩토리 등 물리 세계
작동 원리 데이터 학습을 통한 텍스트/이미지 생성 VLA(시각-언어-행동) 모델 기반 물리 제어
상호작용 사용자의 질문(Prompt)에 답함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작업 수행
주요 기술 LLM(대규모 언어 모델) VLA 모델, 디지털 트윈, 센서 퓨전
대표 사례 챗GPT, 미드저니, 번역기 휴머노이드(아틀라스), 자율주행차
궁극적 가치 정보의 효율적 가공 및 창작 노동의 대체 및 물리적 생산성 혁신

 

 

■ 현대차그룹 '전동식 아틀라스', 유압 벗고 '상용화' 날개 달았다

 

올해 로보틱스 분야는 전년 대비 출품작 수가 32% 급증하며 AI(29%)의 성장세를 추월했다. 그 중심에는 인간의 형상을 닮은 휴머노이드(Humanoid)가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선보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Atlas)'는 이번 CES 로봇 섹션의 명실상부한 ‘게임 체인저’였다.

 

가장 큰 변화는 구동 방식의 혁신이다. 기존의 파워풀하지만 복잡했던 유압식 설계를 버리고 완전 전동식(Electric)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소음과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으며, 이는 곧 실제 공장과 물류센터 등 거친 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상업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틀라스는 정교한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복잡한 조립과 설치 공정까지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조지아주 스마트팩토리에 전격 투입해 생산성 혁신을 이끌겠다는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하며 ‘실용성’과 ‘내구성’ 면에서 경쟁사들을 앞서나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0년 말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8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소프트뱅크는 현재 약 20%의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물류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 첨단 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이를 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물류 시스템 등과 결합해 로보틱스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양측은 2022년 보스턴다이내믹스 AI 연구소(Boston Dynamics AI Institute)를 설립해 AI 기반 로봇 지능과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테슬라 '옵티머스', 딥러닝 입은 ‘범용 AI 로봇’의 비전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는 이번 현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으나, 여전히 시장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손꼽힌다.

 

테슬라의 강점은 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에서 검증된 딥러닝 기반 인지 AI를 로봇에 그대로 이식했다는 점이다. 이는 정해진 공정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높은 인간의 생활 공간에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대응할 수 있는 ‘범용성’을 지향한다. 여기에 테슬라 특유의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파괴’ 전략이 결합될 경우, 휴머노이드의 대중화를 이끌 강력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물리적 정밀 제어 면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으나, 소프트웨어 통합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구분 ADAS Autopilot FSD(Full Self-Driving)
의미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테슬라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브랜드명 테슬라가 지향하는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성격 안전·편의 기능 고도화된 주행 보조 패키지 자율주행 기능을 단계적으로 구현하는 상위 패키지
운전자 책임 항상 운전자 항상 운전자 현재는 여전히 운전자 책임(법·기술 제한)

 

 

■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디지털 트윈’ 생태계

 

엔비디아는 직접 로봇을 제조하지 않으면서도 로봇 시장의 ‘지배자’ 위치를 노리고 있다. 핵심은 로봇 개발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와 강력한 AI 훈련 엔진이다.

 

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환경을 구축해 가상 세계에서 로봇을 수천만번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개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엔비디아의 GPU와 소프트웨어 위에서 각자의 휴머노이드를 설계하도록 유도하는 ‘플랫폼 선점’ 전략이다. 특정 하드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로봇 생태계의 ‘표준 두뇌’가 되겠다는 의도다.

 

■ LG이노텍, '움직이는 로봇'이 된 자동차…AIDV의 탄생

 

모빌리티 섹션은 차량이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AI 정의 차량(AIDV, AI-Defined Vehicle)'으로 재정의되는 현장이었다. 이제 자동차는 도로 위를 달리는 거대한 피지컬 AI 플랫폼이며,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대응하는 ‘감각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LG이노텍은 이번 전시에서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를 하나로 통합한 ‘융복합 센싱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차량이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주변을 ‘시각화’하고 판단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개별 부품을 나열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차량이 스스로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게 하는 ‘인공지능 정의 차량(AIDV·AI Defined Vehicle)’ 시대를 겨냥한 전략이다.

 

LG이노텍 기술의 핵심은 카메라와 라이다의 유기적 결합이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고성능·초소형 라이다는 미국 아에바(Aeva)와 협력해 개발된 제품으로, 최대 200m 거리의 사물을 정밀하게 감지한다. 이는 장거리 인식에 한계가 있는 기존 카메라 센서를 완벽히 보완하며, 어떤 악천후 속에서도 보행자와 장애물을 놓치지 않는 ‘피지컬 AI의 눈’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극한의 환경 대응력도 돋보인다.

 

눈이나 서리를 빠르게 녹이는 히팅 카메라 모듈과 렌즈의 오염물질을 1초 만에 제거하는 액티브 클리닝 카메라 모듈은 자율주행의 신뢰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차량 내부(In-Cabin) 또한 피지컬 AI의 정교한 센싱 기술이 적용되어 승객을 보호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는 계기판 뒤에 숨겨져 디자인 자유도를 높이면서도, AI 화질 복원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시선과 안면을 정확히 인식한다. 초광대역(UWB) 레이더는 차량 내 영유아 방치를 감지하는 아동감지(CPD) 기능과 발 동작으로 트렁크를 여닫는 킥 센서를 통해 차량이 인간의 의도를 물리적으로 감응하도록 설계됐다.

 

■ 5G 위성 통신으로 구현하는 '멈추지 않는 지능'

 

피지컬 AI가 중단 없이 작동하기 위한 ‘신경망’도 강화됐다. LG이노텍은 5G 광대역 위성통신을 지원하는 3세대 5G 통신 모듈을 통해 지상 기지국이 없는 오지나 통신두절 상황에서도 인공위성을 활용해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선보였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현장에서 “이번 CES 2026은 자율주행 및 전기차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소중한 자리”라며, “차별적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혁신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DV, Autonomous Vehicle, Smart Car>

항목 AIDV 자율주행차 스마트카
주행 자동화 가능(일부 포함) 핵심 보조 수준
차량 제어(파워트레인·배터리 등) AI 최적화 제한적 거의 없음
사용자 경험(UX) 개인화·대화형 부가 기능 인포테인먼트 중심
서비스 생태계 AI 플랫폼 중심 모빌리티 서비스 중심 차량+앱 연동
데이터 활용 차량이 스스로 학습 지도·환경 데이터 중심 진단·네비게이션 중심

 

 

■ '두뇌'의 진화, HBM4와 PIM의 격돌

 

피지컬 AI의 폭발적인 연산량을 감당하기 위한 반도체 경쟁도 치열했다. SK하이닉스는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PIM(Process in Memory) 기술과 차세대 HBM4(High Bandwidth Memory 4세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처럼 0.1초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는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곧 지능의 척도다. SK하이닉스는 ‘고객 맞춤형 HBM’ 전략을 통해 로봇·팩토리별 최적화된 두뇌를 공급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 "한국, 가치사슬 수직통합이 생존 열쇠"

 

유태준(마음AI 대표) 한국피지컬AI협회장은 CES 2026 현장에서 “피지컬 AI는 단순한 알고리즘 경쟁이 아닌 피지컬 AI의 핵심 엔진 VLA((Vision-Language-Action, 시각-언어-행동) 모델의 수직통합 싸움”이라고 진단했다.

 

유 회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AI 반도체와 로봇 제조력, 그리고 방대한 산업 데이터를 보유한 국가”라며 “반도체부터 로봇 하드웨어, 산업 데이터 학습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통합 전략을 국가적 차원에서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팩토리에서 나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고속 학습시키는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는 쪽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 알고리즘에서 ‘현실’로 옮겨간 승부처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이번 CES에서 "피지컬 AI의 '챗GPT 모먼트'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이는 2022년 말 챗GPT가 디지털 정보 지형을 바꿨듯, 2026년은 AI가 로봇의 팔다리를 빌려 물리적 세계를 직접 제어하는 혁명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다.

 

젠슨 황 CEO는 'CES 2026'의 공식 개막일(1월 6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 데이 특별 기조연설'에서 “지금까지의 AI가 얼마나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생성하느냐에 집중했다면, 다음 단계는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안전하고 정확하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디지털 지능’으로 정의하는 한편, 물리적 법칙(중력, 마찰, 관성 등)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지능을 ‘피지컬 AI’로 규정했다. AI는 화면 속 비서가 아니라, 공장에서 나사를 조이고 도로 위 위험을 피하며 가정에서 빨래를 걷는 ‘실행하는 주체’로 진화했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선언에 걸맞은 강력한 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로봇이 물리적 공간에서 시각·언어·행동의 맥락을 동시에 이해하도록 돕는 차세대 추론 모델 '코스모스 리즌(Cosmos Reason) 2', 인간처럼 물체를 다루고 전신을 제어할 수 있는 표준 뇌 구조를 제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아이작 GR00T(Isaac GR00T) N1.6' 등이다,

 

젠슨 황은 “현실은 너무 복잡하고 위험하기 때문에 AI는 가상 세계에서 먼저 수억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며,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와 시뮬레이션 인프라가 피지컬 AI의 거대한 ‘훈련소’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젠슨 황은 "자율주행차는 피지컬 AI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꽃피울 시장"이라고 언급하며, 비(非)자율주행에서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는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라고 짚었다. 연설 현장에는 현대차의 ‘아틀라스’와 LG전자의 ‘클로이’ 등 한국 기업의 로봇들이 엔비디아의 기술 생태계 파트너로 나란히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젠슨 황은 "한국의 제조 데이터와 엔비디아의 연산력이 결합될 때 가장 강력한 피지컬 AI 팩토리가 탄생할 것"이라며 한국 산업계와의 강력한 연대감을 시사했다.

 

■ CES 2026, AI·모빌리티·로보틱스 혁신 총집결

 

한편, CES 2026(Consumer Electronics Show 2026)은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와 베네시안 엑스포 등지에서 1월6일~1월9일까지 진행되며, 최신 기술 발표와 투자 상담, 컨퍼런스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이번 전시회의 최대 화두는 AI로, 생성형 AI와 AI 반도체, 차량·가전용 AI 플랫폼 등 산업 전반에서 AI가 접목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 로봇 기술 등 자동화·미래 교통 분야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마트홈·IoT, 친환경 에너지 기술 등도 주요 전시 분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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