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가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며 OTT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월정액 구독료 없이 무료로 채널을 시청하고, 광고 시청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의 FAST는 유료 구독 중심 OTT(Over-The-Top)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시점에 맞물려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OTT(Over-The-Top)는 별도의 셋톱박스나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고, 인터넷만 있으면 영화·드라마·예능·스포츠 등 영상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넷플릭스·디즈니+·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케이블TV·IPTV 같은 방송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over the top)’ 인터넷 위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OTT라는 용어가 생겼다.
FAST가 급부상한 배경에는 구독료 인상과 구독 피로감이 자리한다. 글로벌 OTT 기업들의 잇단 요금 인상·계정공유 단속·콘텐츠 제작비 상승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했고, 시청자들의 이탈이 FAST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여기에 정밀 타깃팅 광고 기술이 결합하면서 광고 단가와 수익성이 동반 상승해 '무료 콘텐츠 + 광고 수익'이라는 FAST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도권 시장으로 끌어올렸다.
글로벌 경쟁 구도는 하드웨어·OS 보급 기업 vs 콘텐츠 IP 기업의 양축으로 형성되고 있다. LG(LG채널), 삼성(Samsung TV Plus), Roku는 스마트TV·셋톱박스 OS 생태계를 앞세워 FAST 채널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고, 파라마운트의 Pluto TV는 국가별 큐레이션 전략을 구축해 FAST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넷플릭스·디즈니+·아마존도 FAST 진출을 검토하거나 일부 시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생태계 선점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국내 OTT도 변화의 기류에 직면했다.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의 실시간 편성 역량, 티빙은 오리지널·K-POP·엔터테인먼트 IP, 쿠팡플레이는 커머스 광고 네트워크를 각각 바탕으로 FAST 전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FAST의 무료 전략이 기존 유료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 콘텐츠 수급 비용, 광고 시장 변동성 등 해결 과제도 존재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FAST가 기존 OTT를 대체하기보다는 "유료 구독(SVOD) + 광고 혼합형(AVOD) + 무료 FAST" 3모델 공존 체제로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승부는 하드웨어·OS 생태계를 보유한 자가 시청자를 선점하는 ‘디바이스 전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스마트TV 플랫폼 확대 경쟁 속에서 LG·삼성·Roku가 선도하고, 글로벌 콘텐츠 IP 사업자가 뒤따르며 국내 OTT 업체는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라는 전략적 기로에 놓인 셈이다.
FAST 시장 확산은 OTT뿐 아니라 광고·커머스·콘텐츠 수출·스마트TV 산업·데이터 비즈니스 전반의 질서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는 2025~2027년이 FAST 시장 선도권을 판가름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