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코스피가 올해 들어 형성된 4000선 지지력을 잃었다.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수익성 우려가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11월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63포인트(3.32%) 하락한 3,953.6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달 2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차트상에서는 단기 하락 전환 신호로 해석되는 5일선·20일선 데드크로스 구간에 근접한 모습이다.
증시는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4일 159포인트 급락한 데 이어 전일 77포인트 반등했지만, 이날 다시 135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방향성이 흔들리고 있다.
■ 뉴욕發 기술주 급락… AI 기대감 둔화가 직접적 원인
간밤 미국 증시는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부담 속에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대되면서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 -1.88% △AMD: -2.55% △오라클: -1.34% △팔란티어: -1.59%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1.55%
AI 관련주의 조정 흐름이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며, 코스피 개장 직후부터 하락세가 이어졌다.
■ 반도체 대형주 ‘급락’… 지수 하락폭의 대부분 차지
국내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컸다. SK하이닉스는 5.94%나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삼성전자도 2.78%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증권(-4.77%) △기계·장비(-4.53%) △전기·전자(-4.16%) △건설(-4.08%) 등이 크게 하락했다. 은행 업종만 보합을 유지했다.
코스피는 이날 4,044.47에서 출발했으나, 환율 불안이 겹치며 점심 무렵 결국 4,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 환율 상승·수급 악화…“외국인·기관 일제히 매도”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7.3원 오른 1,465.30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분위기 속에 외국인은 5,481억 원, 기관은 6,768억 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조2천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악재라기보다 모멘텀 약화”…전문가들, AI 랠리 피로 지적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구조적 위기라기보다는 AI 주도 랠리의 피로감이 드러난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AI 기대감이 과열됐던 만큼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며 “명확한 악재가 있다기보다 상승 동력이 둔화된 데 따른 시장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만으로는 하방 압력을 지탱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