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사상 첫 CEO 연임 사례가 등장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각각 ‘최대 실적’과 ‘첫 연간 흑자’라는 상징적 성과를 내놓으며 경영 연속성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IPO(기업공개), 외형 성장, 수익성 개선 등 굵직한 전략 과제가 진행되는 만큼 현 CEO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 케이뱅크, IPO 앞두고 최우형 행장 연임론 ‘우세’
케이뱅크는 최우형 행장의 임기 만료(12월 31일)를 앞두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가동에 들어갔다. 임추위는 이르면 다음 주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면접 절차를 거쳐 다음달 초 최종 후보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업계는 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가장 강력한 이유는 IPO 일정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반드시 상장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있는 만큼, CEO 교체는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케이뱅크는 그간 세 차례(2023년 1월·2024년 10월·2024년 6월) IPO를 시도했지만 수요예측 부진 및 고평가 논란으로 철회해왔다. 이번 도전은 사실상 마지막에 가깝다. 새 CEO가 업무를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 투자자 신뢰도,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현 대표 체제 유지가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 실적 반등도 연임론의 또 다른 근거
최우형 행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케이뱅크 역사상 최대 당기순이익(1,2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분기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했다. 3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지만 여·수신 성장에 기반한 이자이익·비이자이익 개선, 그리고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 연장에 따른 안정적 수신 기반 확보 등 내용 면에서는 견조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최대주주 KT 그룹 내 계열사 대표 교체 분위기와 주주단의 전략적 판단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 토스뱅크 이은미 대표도 ‘연임론’ 탄력
토스뱅크 역시 이은미 대표의 임기가 내년 3월 종료된다. 내부 규정에 따라 다음 달 임추위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인터넷은행 최초 여성 행장으로 취임 당시부터 주목받았으며, △흑자 전환(첫해 달성) △2년 연속 최대 실적 △월간활성이용자(MAU) 1천만명 돌파 △여·수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굵직한 성과를 이끌어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57억원으로 출범 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고,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급증했다. 8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점에서 “조직 안정성과 확장 전략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따른다.
■ 금융권 “불확실성 큰 시기, 교체보단 안정 선택할 것”
인터넷은행은 기존 시중은행 대비 조직 규모가 작고, 플랫폼 기반 성장이 중요해 리더십 변화가 미치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다. 금융권에서는 “아직 성장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서 잦은 CEO 교체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PO, 수익성 개선, 대외 불확실성 등 변수들이 많은 만큼 경영 안정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현 CEO의 성과가 뚜렷해 연임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