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타임스 김은국 기자 |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재계가 전례 없는 국내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를 선언했다. 삼성·SK·현대차·LG·HD현대·한화·셀트리온 등 7대 그룹 총수들은 11월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하며, 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국내 산업 기반 강화를 약속했다.
이번에 공개된 투자 규모는 공개된 수치만 합해도 1,305조원에 이르며, 향후 5~10년 동안 한국 제조업·AI·미래차·반도체 공급망 전반을 재편하는 단일 최대 규모 투자로 평가된다.
■ 삼성: 5년간 450조 투자·6만 명 고용… “반도체·AI 국내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관세 리스크 해소로 기업들이 안도했다”고 말하며 R&D·반도체·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초대형 국내 투자 계획을 재확인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 6만명 신규 고용을 약속했다. 삼성은 연구개발 내재화와 지역 균형발전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평택 2단지에 5라인 신규 구축, 2028년 가동 △삼성SDS: 전남·경북에 국가 컴퓨팅센터·AI 데이터센터 건립 △삼성SDI: 울산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기지 추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8.6세대 OLED 라인 가동 △삼성전기: 부산 패키지 기판 증설로 AI·서버 수요 대응
■ SK: “용인 팹만 600조”… 연간 최대 2만 명 고용 가능
최태원 SK 회장은 관세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투자 확대로 이어질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SK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600조원 규모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가 AI 데이터센터 속도전에 들어갔다”며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팹 1개당 고용 2,000명 증가 → 연간 1.4만~2만 명 고용효과 전망 △정부와 함께 8,600억 원 투입해 ‘트리니티 팹’ 구축 △엔비디아·AWS·지멘스 등과 함께 AI 팩토리·AI 제조 혁신 추진
■ 현대차: 2030년까지 125조 투자… “자동차 수출 2배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관세 협상 타결로 “글로벌 전략 추진에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2026~2030년 국내에 125조 투자, 내년 1만 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 및 수출 지역 다변화를 통해 2030년까지 자동차 수출 물량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투자 내용은 다음과 같다. △R&D·기존 자동차 경쟁력 강화: 39조원 △SDV·AI 반도체·수소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 50조원 △설비·제조 인프라 혁신: 36조원
■ LG: 5년간 100조 투자… “60조는 소부장”
구광모 LG 회장은 100조원 국내 투자 중 60조원을 소부장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전면 도입을 통한 제조·서비스 체질 개선 △정부의 대규모 GPU 확보와 연계한 AI 생산성 혁신 가속화 △국내 산업 생태계 강화 → 수출·재투자 선순환 구조 목표
■ HD현대: 5년간 15조…”韓·美 조선 재편의 기회”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5년간 15조원 국내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와 한국 조선업을 상호 보완적 모델로 묶는 전략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미국 조선소·군수 기업들과 협력을 넓혀 조선 공급망을 다국적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AI·에너지·로봇·신재생 분야: 8조 △조선·해양 분야 자동화·디지털화: 7조
■ 한화: “MASGA는 脫한국 아니라 新시장”… 국내 11조 투자
여승주 한화 부회장은 미국 MASGA(미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에 50억 달러 이상 투자하는 것이 “국내 생산 이전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는 향후 5년간 11조 투자, 조선·방산 기반을 확대한다. 협력사 매출은 2030년 2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셀트리온: 3년간 4조 투자… “R&D 1조 시대 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3년간 송도·오창·예산에 4조원 시설투자를 발표했다. 서 회장은 지방 근무 기피 등 구조적 문제도 인정하며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강조했다. △R&D 비용: 내년 8,000억 → 내후년 1조 △스타트업 펀드: 5,000억 → 1조로 확대 △미국 뉴저지 생산시설 확보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강화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율 확대 약속
■ 관세 협상 타결이 촉발한 ‘한국형 산업 재편’
이번 7대 그룹의 투자 발표는 단순한 기업 계획 발표를 넘어 관세 리스크 해소 → 국내 투자 회귀 → 공급망 강화 → 수출 확대로 이어지는 한국 산업 구조 대전환의 핵심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AI·반도체·전기차·조선·바이오 등 전략 산업을 “한국을 중심으로 재정의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는 국내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고 장기적 수출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